전 세계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하고 있다. 게임기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온라인이 강화되고, 이에따라 정보기술(IT) 부문 투자가 확대된 것이 가장 큰 배경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 역시 반도체 부족을 불러 일으킨 주범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부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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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터 게임기까지 반도체 부족 직면
CNBC는 10일(이하 현지시간)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 중단 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수급 정상화에는 앞으로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 모터스(GM)가 미국·캐나다·멕시코 조립 공장 생산 중단을 다음달 중순까지 한 달 연장한다고 밝히는 등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지속될 것임을 예고한다.
이는 실적 악화로 연결될 것이어서 자동차 업종 주가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생산 중단은 포드, 혼다. 스텔란티스 등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지금 흔하게 겪는 현상이다.
그러나 반도체 부족이 자동차 업종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5 게임 콘솔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된 게 반도체 부족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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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부족은 앞으로도 수개월 지속
문제는 반도체 부족이 조만간 사라질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수요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생산확대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어서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지속될 전망이다.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해 12월 2021년 반도체 전세계 판매 규모가 2020년 전체 매출규모 4330억 달러보다 8.4%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2020년 증가율 5.1%를 웃도는 규모다.
반도체 개별 단가가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요가 대폭적으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 공급이 달리는 것은 전자제품 수요와 기업들의 IT 인프라 구축이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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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인 수요
수요 증가세는 폭발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주된 역할을 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PC 매출은 지난해 4.8% 증가한 2억7500만대를 기록했다. 연말 연휴 쇼핑 기간 판매는 10% 넘게 뛰었다.
2010년 이후 연간 기준 최대 증가폭이다. 게임기, 헤드폰, 스마트폰 등 다른 전자기기 판매 역시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사상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미 가전협회(CTA)에 따르면 지난해 미 가전제품 판매 규모는 4420억 달러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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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무역전쟁도 원인
미국은 지난해 말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SMIC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
SMIC에 대한 미국의 선진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금지했고, SMIC의 수출도 금지했다.
SMIC가 반도체를 만들기 어렵게 했을 뿐만 아니라 만들어 놓은 반도체도 팔 수 없게 한 것이다.
결국 트럼프의 대중 강경 무역정책이 지금의 반도체 대란을 불러 일으킨 주범 가운데 하나인 셈이 됐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