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소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석유 메이저 셸이 11일(현지시간) 앞으로 4년 안에 50만개 전기차 충전소를 만들겠다고 밝혔고, 전기차 충전소 업체들은 우회상장 붐에 편승해 기업공개(IPO)를 서두르고 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화석연료 재추진 정책을 뒤집고 전기차 등 친환경 정책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전기차 충전소 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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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에서 전기차충전소로
셸은 이날 50만개 전기차 충전소 계획을 공개했지만 이미 전기차 충전소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든 상태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셸은 2019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전기차 충전 개발업체 그린랏츠를 인수하면서 전기차 충전 시장에 발을 담궜다.
전기차 충전소 시설도 이미 짓고 있다.
또 올해 초에는 영국 유비트리시티를 인수하며 전기차 충전 사업을 확대한 바 있다.
셸 산하의 뉴 에너지스 부사장 마그 게인스보로는 2019년 그린랏츠를 인수하면서 낸 성명에서 "고객들의 필요가 진화함에 따라 우리는 점차 다양한 대체 에너지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후 위기 속에 석유 산업의 미래가 어두워지면서 기존 주유소 사업을 발판으로 전기차 충전소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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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통해 덩치 키우려는 전기 충전소 스타트업
전기 충전소 사업체들은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자본을 확보해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 있다.
올들어 3개 전기 충전소 업체들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각광받고 있는 특수목적합병법인(SPAC)에 잇달아 합병됐다.
통상 상장을 원하는 기업이 투자은행을 낀 전통적인 IPO 방식의 높은 수수료 때문에 우회상장을 위해 SPAC 문을 두드리는 것과 달리 전기차 충전소 업체들은 상장 대상 기업 사냥에 골몰한 SPAC들의 집중 타깃이 되며 우회상장 대상으로 떠올랐다.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난해 9월 스위치백 에너지 애퀴지션 코퍼레이션이 24억 달러 시가총액을 목표로 전기차 충전소 네트워크 업체인 차지포인트와 합병을 성사시켰다.
오는 1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될 예정이다.
1월에는 EV고(EVgo)가 또 다른 SPAC인 '기후변화위기 실제 충격 I 애퀴지션'과 합병했다. 합병 당시 산정된 EV고 기업가치는 26억 달러였다.
이달에는 토토스 애퀴지션II가 볼타 인더스트리스와 합병했다. 볼타 기업가치는 14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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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중국에 안 밀리려면 인프라 투자 확대 필요"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친환경 인프라 투자 확대 방침을 밝히고 있어 전기차 충전소의 사업 미래는 밝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상원의 인프라 정책을 담당하는 환경위원회 상원의원들과 만나 중국에 밀리지 않으려면 인프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조9000억 달러 경기부양과 인프라 투자라는 양 날개를 바탕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서 미 경제를 구해낸다는 복안이기는 하지만 대통령 선거 기간 강조했던 친환경 인프라 투자는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추진될 전망이다.
한편 컨설팅업체 우드매킨지에 따르면 오는 2050년에는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따돌리고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 48%로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