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아세안 지역의 '자동차 강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베트남 토종 완성차 기업 빈패스트(Vinfast)가 자체 생산한 전기SUV를 공개하면서, 베트남이 아세안의 차세대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갈 주자라는 평가를 받게 된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의 자동차들을 연간 200만대씩 위탁 생산하는 태국은, 베트남의 토종 전기차 탄생 소식에 특히 긴장하는 모습이다.
태국의 주요 언론사 타이랏(ThaiRath)은 "베트남 최초의 토종 완성차 기업 빈패스트가 '메이드 인 베트남' 전기 SUV 모델 3개를 발표했다"면서 "빈패스트가 글로벌 전기차 산업에서 놀라운 발전을이뤘으며, 베트남은 자동차 산업에서, ‘동남아시아의 디트로이트’라고 자평하는 태국을 능가하게 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현재 태국에는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위탁 생산 업체가 많지만, 국산 완성차 기업은 없다.
타이랏은 베트남이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를 자체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데 주목했다.
전기차는 단순히 전기 배터리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가 아니라 자율주행, 각종 소프트웨어 등 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세계 주요 국가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향후 20년내에 내연기관 자동차 사용을 중단할 계획이라, 전기차는 가까운 미래에 전 세계 일상을 지배할 이동수단이 될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소비국가인 미국의 경우, 203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든다는 목표하에 정부 보유 차량부터 전기차로 교체할 계획이다.
얼마전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소비자가 노후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도록 지원하고, 전기차 공장을 새로 건설하는 기업을 우대하는 특별 세금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빈패스트는 '메이드 인 베트남' 전기SUV 3개 모델을 자체 생산했다.
방콕 포스트에 따르면, 태국은 자동차 산업에 유리한 세금 우대 정책, 연평균 200만대 이상의 차량 제조 능력 등 아세안 국가들 중 자동차 산업 발전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국 완성차 브랜드가 없다.
타이랏은 “정부가 국내 생산을 늘리거나 제조하도록 장려하는 대신 중국에서의 차량 수입을 추진하고 있다. 태국은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베트남에는 글로벌 하이테크 자동차 기업을 지향하는 토종 완성차 기업 빈패스트가 있다. 빈패스트는 설립 3년만에 미국, 호주, 유럽 등에 전기차 기술 연구소 등 글로벌 자동차 생산 생태계를 조성했다. 덕분에 지난달, 베트남 최초의 토종 전기차 모델 VF31, VF32, VF33을 성공적으로 개발, 완료했고, 2022년부터는 이를 미국, 호주 및 유럽에 수출할 계획이다.
빈패스트는 새로운 전기차 모델 V32, V33에 레벨2,3의 반자율주행시스템, 3개 모델 모두 풀옵션 부문에는 레벨4의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했다.
V31, V32, V33 모두 자동 주차공간 확보 및 주차가 가능하며, 스마트 교통 및 도시 시스템과 연결할 수 있다. 빈패스트는 베트남이 축적해온 자동차 조립 및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자체 생산이 가능한 글로벌 자동차 기술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목표를 가지고 있다.
빈패스트는 이렇게 베트남이 외국 자동차 위탁 생산 공장이라는 세계인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있다.
10년 이상 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을 연구한 케쉬빈더 싱(Keshvinder Singh) 연구원은 디스커버리(Discovery)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은 빈패스트가 자체 생산한 세단, SUV, 해치백을 출시하기 전까지 외국 자동차 브랜드의 위탁 조립 공장으로만 세계에 알려져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