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애플과의 협력 없어도 승승장구 하는 데 문제 없다.'
미국 정보기술(IT)업체 애플과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협의를 공식 부인한 현대차가 최근 재빠른 독자행보를 보이고 있다.
1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당분간 애플과 협력하는 문제와는 별개로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대차·애플 간 협력설(說)은 지난달 국내 언론을 통해 제기됐으나 온갖 추측이 쏟아진 끝에 논의 중단으로 이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너무 성급히 사안에 접근한 게 아니냐는 '자성론'도 나왔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3사는 지난 8일 일제히 공시를 통해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해 여러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추가 검토하고 있으나 결정된 바 없다"라면서 "애플과 자율주행차 개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후 현대차는 자체적인 '미래 먹거리 사업' 기반 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를 잘 보여주듯 현대차는 15일 '아이오닉 5' 실내를 공개하며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첫 '전용 전기차' 띄우기에 나섰다.
아이오닉 5는 전기차용 플랫폼 'E-GMP'를 토대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넓은 실내를 갖췄다. 짧은 오버행(차량 앞뒤 끝부분과 바퀴 중심 사이 거리)과 긴 휠베이스(축거)로 기존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내부 공간이 훨씬 넓어졌다.
아이오닉 5는 한국시간으로 이달 23일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에 앞서 이달 10일 네 발로 걷는 로봇 '타이거'를 선보이기도 했다. 타이거의 첫 번째 콘셉트 모델 'X-1'은 평지에서는 사륜구동 차량으로 달리고 울퉁불퉁한 험지는 다리를 접어 통과한다.
또한 타이거는 드론과 같은 무인항공기(UAV)와 결합해 먼 거리로 날아가 배송 업무를 할 수 도 있다.
로봇이면서 동시에 '소형 무인 모빌리티'인 타이거는 탐사와 연구, 긴급 물자 수송, 오지로 상품 배송 등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타이어 X-1을 바탕으로 한 신개념 모빌리티를 상용화하기 위해 담당 조직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세계 여러 기업과 힘을 합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애플이 현재 협력설에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여전히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차는 오는 19일 오전 해외 주요 기관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컨퍼런스 콜(전화로 진행하는 경영설명회)을 진행할 예정이다.
성상영 글로벌모터즈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