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스타트업 피스커(Fisker)가 애플의 아이폰 제조업체인 폭스콘(Foxconn)과 협력해 전기차를 생산한다.
피스커는 지난 2008년 세계 최초로 프리미엄 플러그인 전기차 '카르마(Karma)'를 선보이고 2011년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배터리 공급업체의 파산으로 차량 생산이 중단될 위기에 놓이자 중국 자동차 부품기업 완샹 그룹이 사들였다.
이후 자동차 디자이너 출신인 헨릭 피스커는 2016년 브랜드명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피스커(Fisker INC)를 출범했다.
25일(현지시간) 피스커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헨릭 피스커는 CNBC에 출연해 "전기차 스타트업은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을 떨어뜨리는 것 이상의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헨릭 피스커는 자사가 폭스콘 테크놀로지 그룹과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한 다음 날 CNBC 간판 프로그램인 '매드 머니(mad money)' 인터뷰에 응했다.
대만에 본사를 둔 폭스콘은 애플의 아이폰을 조립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피스커는 진행자인 짐 크레이머에게 "테슬라 고객을 빼앗는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며 "고객이 온다면 정말 좋은 일이지만 진정한 시장 기회는 매년 새 차를 사는 8000만명의 사람들"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크레이머는 피스커에게 자사의 첫 번째 모델 '오션(Ocean)'이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전기차 테슬라와 어떻게 견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는 전기차는 시장 점유율이 계속 증가하면서 업체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피스커 같은 스타트업 외에도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 같은 기성 자동차업체들이 대거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피스커는 "우리는 테슬라를 따라하고 싶지 않다"며 "해치백이나 세단을 만드는 다른 자동차 회사들과 차별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판매가가 3만7499달러(약 4205만 원)인 오션은 내년 4분기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피스커는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오션 제조 계약을 맺었다.
피스커와 폭스콘은 양해 각서를 올해 2분기에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폭스콘은 2023년 4분기를 목표로 피스커의 두 번째 차량을 만들 계획이다.
피스커는 "제 생각에 폭스콘과 비즈니스 모델이 잘 맞는 것 같다"며 "마그나와 거래도 단 한번의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역인수 합병을 통해 상장된 피스커는 주가가 4.43% 떨어진 주당 21.58달러를 기록했다.
역인수합병은 비상장기업의 주주들이 상장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서 이를 비상장기업과 합병하는 것이다. 피스커는 스파르탄 에너지(Spartan Energy Acquisition Corp)와의 합병을 통해 지난해 10월 뉴욕거래소에 상장됐다.
피스커는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3130만 달러(약 351억 원)의 영업 손실을 보고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