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콜이 결정된 현대자동차의 코나와 관련해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비용 분담에 대해 합의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약 1조원의 리콜 비용에 대해 협의를 마치고 현대차가 30%, LG에너지솔루션이 70%를 부담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생산한 코나 EV 7만5680대와 ‘아이오닉 EV’ 5716대, ‘일렉시티 버스’ 305대 등 총 8만1701대를 전 세계에서 리콜하기로 했다.
전체 리콜 비용은 기존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업데이트 리콜을 포함하면 최대 1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날 현대차는 정정공시를 통해 지난해 영업이익을 기존의 2조7813억원에서 2조3947억원으로 수정했다. 줄어든 3866억원은 리콜 비용으로 인해 이번에 새로 쌓은 충당금으로, 지난해 4분기에 이미 반영한 389억원을 포함하면 총 4255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도 지난해 영업이익을 6736억원에서 1186억원으로 수정한다고 공시했다. 차액인 5550억원은 이번 리콜 비용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에 이미 쌓은 충당금 약 1500억원(추정치)을 포함하면 7000억원을 부담하게 됐다.
현대차가 쌓은 충당금 규모와 비교하면 전체의 70%를 부담해야 하는 LG화학이 밝힌 충당금은 1조원 수준이 돼야 하기에 다소 적어보인다. 하지만 이는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공급 업체의 원가 구조 차이 등에 따른 것으로, 실제로는 3:7 수준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4일 현대차는 코나 전기차(OS EV) 2만5083대, 아이오닉 전기차(AE PE EV) 1314대, 일렉시티(전기버스·LK EV) 302대 등 총 2만6699대의 고전압배터리시스템(BSA)을 모두 교체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외에 판매된 차량까지 포함하면 약 8만대를 리콜할 예정이다.
당시 국토부는 LG에너지솔루션의 중국 남경공장에서 초기 생산(2017년 9월~2019년7월)된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한 내부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LG에너지솔루션 측의 분담 비율이 현대차보다 더 높은 건 이런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측은 "LG에너지솔루션과 고객 불편과 시장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 하고 리콜 비용 분담에 대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이어 "양사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신속하게 시장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면서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앞으로도 고객 보호 정책을 추진하고, 품질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측도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해 리콜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필요한 비용에 대해 양사가 분담을 하기로 협의했고, 합리 수준의 비용을 충당금으로 4분기 실적에 반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