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체 브랜드를 생산하는 전통 자동차 메이커와의 협력을 포기하고 아이폰 제조와 같은 접근 방식을 택해 폭스콘 등 계약 제조업체와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어브레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당초 ‘애플카’를 현대·기아·닛산과 같은 자동차 브랜드와 협력해 제조하려 했으나 이들과의 협력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통제권을 누가 갖는가에 대한 이견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로 인해 애플이 전통 자동차 회사를 포기하고 폭스콘과 마그나 등 계약 제조사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전통 자동차 회사들은 후드에 로고를 달고 직접 차량을 생산한다. 이런 회사가 애플과 협력해 ‘애플카’라는 독자적인 상표가 붙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블룸버그는 애플과 테슬라에 근무한 적이 있는 매니저의 발언을 인용해 “애플이 자동차 제조사에 애플 브랜드 차를 만들라고 하는 것은 스마트폰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아이폰을 만들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는 파괴적일 가능성이 큰 경쟁사를 도울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대신, 애플은 계약 제조사를 선택할 수 있고 가장 확실한 두 가지 옵션은 폭스콘과 마그나이다. 폭스콘은 이미 애플을 위해 아이폰을 조립하고 있으며, 연간 대량 주문의 대가로 제품 어디에도 폭스콘이라는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폭스콘은 아마존, 블랙베리, 구글, 화웨이,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소니 등에도 제품을 공급했다.
폭스콘은 최근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와 제휴해 연간 최대 25만 대의 차량을 만들기로 했다. 폭스콘은 또 중국 자동차 대기업 지리자동차와 손잡고 다른 자동차 업체들을 위한 차량을 공동 제작했다.
캐나다의 자동차 회사인 마그나 인터내셔널은 북미에서 가장 큰 자동차 파트너 제조업체이다. GM, 포드, BMW, 메르세데스, 폭스바겐, 테슬라 등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오스트리아 자회사인 마그나 스타이어는 메르세데스, BMW, 재규어, 도요타에 승용차를 조립, 납품하고 있다.
1979년부터는 메르세데스 G-클래스, 2017년부터는 BMW 5-시리즈, 2018년부터는 전기 재규어 I-페이스를 생산해 왔으며, 현재는 BMW Z4와 도요타 수프라 시리즈를 조립하고 있다. 구매자들은 독일, 영국 또는 일본 자동차가 오스트리아에서 들어본 적도 없는 회사에 의해 제조됐다는 사실을 모른다.
애플은 5년 전 애플카 프로젝트 ‘타이탄’ 초기에 마그나와 협의를 진행했었다. 애플은 이 무렵 BMW와도 통화했는데, 팀 쿡 사장이 이 회사의 i3 전기차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컨설팅업체 카랩의 에릭 노블은 "마그나가 가장 논리적이며 좋은 선택"이라며 기존 자동차 업체와 협력했을 때보다 애플과의 파트너십이 더 안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