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대표하는 완성차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이 4년 안에 미국 테슬라를 잡고 최대 전기차업체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내놓자 16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전기차 관련주들이 대부분 하락했다.
그동안 전기차 대장주 역할을 하던 테슬라는 물론 제네럴모터스(GM), 포드, 워크호스 등 전기차 관련주 주가가 ‘후진’ 경고음을 울렸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4.39% 빠졌다. 폭스바겐의 공격적인 전기차 공급 계획이 테슬라에 부담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더구나 폭스바겐과 애플의 제휴설까지 나오며 전기차 시장의 각축전이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해지며 테슬라 주가는 힘없이 밀렸다.
폭스바겐의 야심찬 목표는 테슬라에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다. 미국 투자전문 매체인 포틀리풀은 이미 전기차 분야에 진출했거나 진입을 계획하고 있는 다른 모든 기업에게도 전 세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폭스바겐의 배터리 자체 공급과 충전 네트워크의 확장을 추진하려는 계획은 소규모 신생 전기차 업체의 시장 진입을 제한할 것이란 분석이다.
테슬라 추격자들은 폭스바겐뿐만이 아니다. 지난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련 통계를 인용해 테슬라가 '경쟁 심화'라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했다는 보도를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에서 포드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머스탱 마하-E는 12% 점유율(출하 수 기준)을 차지했다. 반면 같은 달 테슬라의 점유율은 69%가량으로 지난해 전체 약 79%에서 10%포인트 줄었다.
테슬라의 미국·유럽 시장 점유율이 감소한 것은 본격적인 전기차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다. 전통 자동차 강자들이 전기차 분야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은 상황이라 경쟁은 더 치열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날 테슬라뿐만 아니라 워크호스, 로즈타운모터스, 피스커가 6%대 급락세를 보였고, 포드와 하일리온은 각각 5.38%, 4.83% 하락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