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에서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 주가가 치솟고 있다.
전기차 시장을 장악한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따라잡겠다는 포부를 밝힌 뒤 폭스바겐의 미 주식예탁증서(ADR)에 개미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폭스바겐 주식이 상장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식시장보다 미국 주식예탁증서가 더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15일과 16일 이틀간 폭스바겐의 미 ADR 가격은 17% 가까이 올라 같은 기간 프랑크푸르트 시장에서 폭스바겐 주가 상승률 9%의 2배 가까이 뛰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자산운용사 바노 SIM의 주식 부문 책임자 안젤로 메다는 기관투자가들이 아닌 개미 투자자들이 폭스바겐의 미 ADR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메다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들은 유동성이 높은 우선주를 좋아하기 때문에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폭스바겐 ADR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ADR 가격이 급등했다는 것은 개미 투자자들이 달려들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메다는 지적했다.
그는 "미 개미 투자자들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유럽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개미 투자자들은 외국 업체의 ADR에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이콘에 따르면 미 개인 투자자들만이 접근 가능한 ADR 거래량은 16일 급격히 증가한 반면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우선주 거래량은 증가세가 이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날 ADR 거래량은 90일 평균의 12배에 육박한 반면 우선주 거래규모는 2.5배 정도 높은 수준이었다.
올들어 개미투자자들은 주가를 쥐락펴락하는 주된 동력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1월말 게임기 소매체인 게임스탑 주가를 1600% 넘게 끌어올린 주역이기도 하다.
게임스탑, 영화관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등 이른바 '레딧주' 폭등세 당시와 달리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 정보 교환 사이트인 레딧의 월스티리트벳츠에서 폭스바겐에 대한 언급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폭스바겐은 주식거래가 주된 관심사인 소셜미디어 사이트 스탁위츠(Stocktwits)에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스탁위츠에 따르면 폭스바겐 ADR에 관한 메시지가 70% 넘게 폭증했고, 이 가운데 97% 이상이 주가 상승에 관한 긍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폭스바겐은 15일 유럽에 6개 배터리 공장인 '기가팩토리'를 자체적으로 또는 합작을 통해 건설하겠다고 선언한 이튿날인 16일 올해 전기차 출하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해 시장 1위 업체 테슬라를 따라잡겠다고 선언했다.
또 수년 안에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해 비용절감도 이루겠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전기차 핵심인 배터리 용량을 대폭 확대하고, 주행거리를 늘리며, 비용은 낮추고, 수명도 늘릴 수 있는 솔리드스테이트배터리 개발을 가속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솔리드스테이트 배터리는 전해질 용액이 필요한 기존 리튬 배터리와 달리 고체 배터리로 부피가 작고, 생산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어 전기차 대량생산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