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지주회사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가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감사위원 선임을 둘러싸고 형제 간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가(家) 장남 조현식(51·사진)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은 30일 주총을 앞두고 우호 지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현식 부회장과 동생 조현범(49) 한국앤컴퍼니 사장은 한국앤컴퍼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에 서로 다른 인물을 내세웠다. 조 부회장은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추천했고 한국앤컴퍼니(조현범 사장 측)는 김혜경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후보로 올렸다.
조 부회장은 19일 법률대리인 KL파트너스를 통해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회사가 추천한 김혜경 후보는 여러 면에서 훌륭한 역량을 갖춘 분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최대주주 인척의 대통령 재직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해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현범 사장이 이명박 전(前) 대통령 사위인 만큼 이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한 김 교수가 조 사장과 독립적으로 활동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발언이다.
조 부회장은 "이한상 교수는 신뢰성, 독립성, 투명성 관점에서 최고의 감사위원 후보"라며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 주주 제안의 정당성을 알리고 의결권 대리 행사 방법을 소개한 홍보 웹사이트까지 개설했다.
한국앤컴퍼니는 조 부회장 인터뷰 내용에 별다른 대응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앤컴퍼니는 앞서 공시를 통해 "김혜경 후보가 감사위원으로 법령상 결격사유가 없고 회사와 독립적인 지위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타이어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조양래(84)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보유 지분(23.59%) 전부를 넘겨주면서 시작됐다.
조현범 사장 지분율은 42.9%로 조현식 부회장(19.32%)을 한참 앞서지만 감사위원 선출 때 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한 새 상법 시행으로 표 대결이 성사됐다.
이른바 ‘3%룰’로 알려진 새 상법은 상장사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지배주주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가운데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성상영 글로벌모터즈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