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이드 미러에는 ‘사물이 거울에 비치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이라는 경고문이 쓰여 있다.
이 경고문처럼 테슬라가 세계 전기차 시장을 독주하는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올 것이라는 유럽 최대 완성차업체 폭스바겐의 허버트 디스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있게 공언하고 나서 주목된다고 야후 파이낸스가 2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디스 CEO 자신도 일론 머스크와 다른 듯하면서도 유사한 경영행보를 보여주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야후 파이낸스는 전했다.
◆허버트 디스의 근거 있는(?) 자신감
야후는 디스 CEO를 “머스크처럼 아방가르드한 팝스타(동거녀 그라임스)와 교체 하지도 않고 허풍쟁이로 보이는 공개행보를 하지도 않고 화상탐사에 목숨을 걸지도 않지만 일론 머스크를 많이 닮은 경영인”으로 표현했다.
디스 CEO가 지난 15일 개최한 기자회견을 머스크가 지난해 대대적으로 개최했던 ‘배터리데이’ 행사를 본따 ‘파워데이’로 설정한게 비근한 예다. 실제로는 이 자리에서 그는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방법은 전기차로 가는 방법 외에는 없다며 폭스바겐의 전기차 비전을 강조했다.
야후는 “불과 얼마 전까지 환경오염을 최소화는 ‘클린 디젤차’를 강조했던 폭스바겐이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전기차를 강조하고 나선 것에 대해 눈살을 찌푸릴 사람도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폭스바겐에게는 확실히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것은 바로 폭스바겐이 지난 5년간 막대한 자금을 들여 개발해온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MEB가 업계의 표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자신감이다.
디스 CEO가 당시 기자회견에서 “과거에는 다수의 업체들이 우리가 추진하는 전기차 플랫폼에 회의적인 시각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우리의 전기차 플랫폼이 모범사례로 도입되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여기에서 나왔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전략
디스 CEO의 행보는 배터리에 대한 투자 확대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머스크 CEO의 전략과 유사성을 보여준다고 야후는 분석했다.
특히 오는 2025년까지 3만5000곳의 폭스바겐 전기차 충전소를 전세계에 구축하겠다는 그의 계획은 머스크가 성공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광범위한 충전소 네트워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 최초로 북미 지역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초급속 충전기 구축사업인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를 주도한 것이 바로 폭스바겐이다.
◆디스 CEO “2025년까지 테슬라 제칠 것”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유럽에서 지난해부터 변화 기류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디스 CEO의 전망을 뒷받침한다.
폭스바겐이 테슬라를 제치고 유럽에서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인데 더 중요한 것은 이같은 추세가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폭스바겐이 첫 번째 순수전기차 ID.3를 지난해 출시한데 이어 MEB를 기반으로 생산한 첫 번째 글로벌 전기차 모델 ID.4의 마케팅에 요즘 한창 나서고 있어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를 합쳐 올해 100만대를 생산하고 2025년 전까지 연간 300만대를 생산해 테슬라를 완전히 제치겠다는게 폭스바겐의 계획이다.
야후에 따르면 일부 전기차 전문가들은 폭스바겐의 전기차 생산량이 테슬라를 추월하는 시점은 그보다 일찍 올 수도 있고 밝혀 폭스바겐의 행보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