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와 미국 정보기술(IT)업체 애플 등 전자 업체 공세에 '4박자'로 맞대응한다.
4박자는 첨단 전기자동차 기술력과 막강한 판매 딜러망, 사후관리(AS)차별화, 차량 가격 경쟁력을 말한다.
샤오미와 애플이 막대한 자본과 제품 인지도를 갖추고 있지만 자동차 완성 기술력을 비롯해 차량 판매 딜러망, AS 시스템에서 현대차그룹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현대차는 차량 가격 경쟁력이 최대 변수이지만 수 십년간 차를 만들어온 현대차그룹의 경륜을 토대로 가격 경쟁에서 샤오미와 애플의 추격을 떨쳐버리겠다는 복안도 마련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규모 전자업체 샤오미는 지난달 30일 공시를 통해 사업 초기에 약 1조7260억 원, 10년간 약 1조3500억 원을 전기차 사업에 투자해 전기차 시장에 본격 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질세라 미국 전자업체 애플도 전기차 시장에 가세해 시장 선점을 놓고 완성차 업체와 전자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전기차 춘추전국시대 '활짝'...현대차 최첨단 전기차 속속 선봬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현대차)와 EV6(기아)를 출시해 후발주자로 뛰어든 전자업체의 추격을 더욱 멀어지게 만들었다.
현대차그룹에서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첫 적용한 전기차를 내놔 출발선을 달리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는 제품 공개와 함께 사전예약이 하루 만에 연간 판매 목표량을 넘어설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아이오닉 5 사전 계약 대수와 EV6 사전 예약 대수는 현재까지 약 6만 대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 차량은 1회 충전으로 510km를 주행하고 4분 30초 만에 100km를 주행할 수 있는 멀티 급속 충전 기능을 갖춰 전기차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충전 문제를 보완한 점이 차량 구매율을 높인 결정적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정부 보조금을 통해 실제 구매 가격 3000만 원 대에 안착한 점도 높은 구매율로 이어졌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하반기 전용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어 그룹 전체의 전기차 행보는 순탄할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전기차업계 최대 변수...충전 인프라 구축도 해결 과제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의 초반 강세를 유지하기 위해 전기차 신차를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E-GMP 기반 전기차와 다른 종류 전기차를 포함해 오는 2025년까지 새 차를 12개 이상 선보이고 기아는 2027년까지 전기차 7종을 새로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전기차 보급에 걸림돌인 충전 인프라 구축에 직접 나서 전기차 구매를 독려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다만 최근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악재가 발생해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어 반도체 재고 확보가 최우선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이는 현대차그룹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전자업체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샤오미와 애플의 공격경영도 반도체 확보와 충전 인프라 구축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와 애플이 판매 딜러망, AS체계 구축 등에서 완성차업체와의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긴장을 놓지 말고 첨단 정보통신(IT)기술을 빠르게 흡수해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 승부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현대차그룹은 경쟁업체보다 빠르게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어 후발주자 추격에서 많은 거리를 확보하며 선두권에 진입했다"며 "현대차그룹이 뒤돌아보지 않고 앞을 보고 전력 질주한다면 전자업체의 맹추격에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