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에서 '자동차'를 뗀 기아가 사명 변경 이후 처음 발표한 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개선하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22일 기아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한 16조 5817억 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무려 142.2% 급증한 1조 76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영엽이익은 지난 2012년 1분기(1조 853억 원)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기아는 앞선 2년 동안 연간 영업이익이 2조 원 수준이었는데 그 절반을 1분기 만에 벌어 들인 셈이다.
◇ 기아, 1분기 판매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1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국내에서 11.4% 증가한 13만 75대, 해외에서 5.3% 늘어난 55만 9915대로 총 68만 9990대를 나타냈다.
해외 판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1분기(54만 5890대)보다 많았다. 자동차 출고 기준에서 도매 기준으로 판매량 집계 방식을 변경한 2016년(55만 3270대) 수준을 넘어섰다.
기아의 이러한 실적 호조 배경으로는 쏘렌토와 카니발 등 부가가치가 높은 레저용 차량(RV)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코로나19 기저효과가 반영된 점이 꼽힌다.
RV 판매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6.4%P 증가한 59.7%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수익성 확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기아 관계자는 "협력업체 가동 중단에 따른 광주공장 생산 차질과 일부 지역 공급 부족에 따른 도매 감소, 환율 하락에도 코로나19 영향 완화에 따른 수요 회복에 힘입어 고수익 신차 판매 확대 등 제품 믹스(조합)를 개선해 회복세를 이어갔다"라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은 대부분 지역에서 판매가 늘어났으며 특히 전략 차종 '쏘넷'이 인기몰이 중인 인도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광주공장 가동 중단 여파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 선적이 차질을 빚고 재고가 부족해 북미와 중남미 지역 판매는 소폭 감소했다.
실적 개선 덕분에 매출액 대비 원가 비율을 뜻하는 매출원가율 역시 2.0%P 낮아진 82.5%를 기록했다.
◇ 반도체 부족 현상은 불안 요인...기아 "리스크 관리에 만전"
기아가 전체적으로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난 모습이지만 자동차 업계를 덮친 반도체 대란은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시장에서 코로나19 재확산과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 주요 시장에서 판매 회복과 수익성 강화를 추진하고 리스크(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아는 반도체 수급 불안과 관련해 대체 소자 확보와 연간 발주를 통한 재고 확보, 유연한 생산 계획 조정 등으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RV 중심 판매와 이달 출시된 K8 판매량 확대에 집중하고 해외에서는 텔루라이드, 쏘렌토, 셀토스 등 인기 차종의 흥행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성상영 글로벌모터즈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