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확고한 선두자리를 지켜왔던 구글의 자매기업 웨이모가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일본 완성차업체 도요타에 적어도 기술력 측면에서 따라잡힌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전세계 주요 자율주행차 제조업체들이 지난 1월 기준으로 신규 특허를 출원한 실적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 포드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포드의 신규 특허 출원은 6054건, 도요타의 신규 특허 출원은 5349건으로 각각 나타났다.
IT 기업이 주도했던 자율주행차 개발의 무게 중심이 완성차 업체 쪽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라고 니혼게이자는 분석했다.
◇구글 계열사 웨이모 3위로 내려 앉아
이번 조사는 신규 특허 출원 실적을 기준으로 전 세계 주요 자율주행차 업체들의 기술력을 평가할 목적으로 니혼게이자 신문이 의뢰해 일본의 특허 전문업체 페이턴트리절트가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지난 2018년 7월 조사에서 1위를 고수했던 웨이모가 처음으로 3위로 내려앉았다는 점이다. 지난 1월 기준 웨이모의 신규 특허 출원 건수는 4895건에 그쳤다. 4위는 3193건을 기록한 제너럴모터스(GM)가 차지했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는 “자율주행 기술이 점차 실용화되는 단계에 진입하면서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자동차 제조에 관한 노하우를 등에 업고 웨이모를 비롯해 한때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을 이끌었던 업체들을 따라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다만 “신규 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한 50개 업체 명단에 도요타, 혼다, 닛산을 비롯해 12개 일본업체가 이름을 올린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일본 업체들은 미국이나 중국의 경쟁사들에 비하면 시험주행 거리 측면에서는 한참 뒷떨어져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험주행 거리는 자율주행차의 기술력을 검증하는 또하나의 기준으로 자율주행차가 사람 운전자 수준까지 가기 위해서는 약 2억7500만 마일(약 4억4300만㎞)의 시험주행 시험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알려져 있다.
◇지각 변동의 배경
신규 특허 출원 건수 외에도 자율주행차업계의 지각 변동에 작용하는 배경이 있다.
자율주행차 기술이 대량생산과 상업화 단계를 향해 점차 다가가면서 전체 자율주행차 기술단계에서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자율주행차 시장에 뛰어든 기존 완성차업체들의 약진이 도드라지고 있다는 게 니혼게이자이의 분석이다.
단적으로 구동계의 기술경쟁력 부문에서 도요타는 3467점으로 1위를 기록했고 그 뒤를 포드가 3137점으로 2위를 차지한 것이 그렇다. 이에 비해 웨이모의 성적은 2486점으로 2위와 간격이 큰 3위를 차지했다.
여기에다 포드와 도요타의 경우 모터 출력 조절과 조향장치 조립 부문에서 앞서가는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 웨이모를 따라잡는 데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한편 지난 2019년 원격제어 전문업체 퀀텀시그널을 인수한 포드차의 경우 자율주차 기술에 대한 평가도에서 도요타와 웨이모를 3~5배까지 월등한 점수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