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와 혼다가 말레이시아의 봉쇄로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동남아에서 코로나19 감염의 급증으로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이 마비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아가 3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말레이시아는 1일(현지시간) 전국적인 봉쇄를 단행하여 6월 14일까지 대부분의 산업을 폐쇄 조치했다. 자동차 제조업체와 철강업체는 영업은 계속할 수 있지만 전체 직원의 10%만 운영할 수 있고 전자, 화학, 제약사는 60%로 제한된다.
이전에 최악의 코로나19 상황을 피했던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은 올들어 감염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기업들이 생산 공장을 중국으로부터 이전함에 따라 중간재 생산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급증하는 코로나19 감염이 세계 제조업에 지장을 줄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약 5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한 도요타는 1일부터 현지에서의 생산과 판매를 중단한다.
혼다는 봉쇄 기간 동안 공장 두 개를 폐쇄한다. 혼다는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생산 거점 중 하나로 연간 30만 대의 이륜차와 10만 대의 승용차를 생산할 수 있다.
국내 2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되어 있는 다이하츠에게 이번 폐쇄는 특히 어려울 것이다. 말레이시아가 일본 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낮은 백신 접종률이 전염성 변종의 확산으로 이어지면서 말레이시아에서 새로운 감염이 지난 주 동안 매일 거의 두 배씩 증가했다. 추가 감염은 지난 토요일 9020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최근 호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인도보다 높은 수치이다.
태국은 지난 3월 방콕의 한 야인보호구역에서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변종 집단 감염이 발견된 이후 증가 추세에 있다. 대만 뉴킨포 그룹은 5월 20일 태국의 한 프린터와 통신장비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산업단지가 밀집한 베트남 북부 지역에서 영국과 인도 변종의 특성을 가진 '하이브리드'가 발견돼 공급망 위협에 대한 당국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태국은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자동차 제조 중심지로,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중동과 오세아니아 시장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다른 지역으로 완성차를 수출하고 있다. 베트남은 유럽과 미국 시장에 단말기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최고 제조센터다.
10개 국으로 구성된 동남아국가연합(ASEAN)은 최근 몇 년간 중간재 생산국이자 수출국이 되었다. 미즈호 리서치&테크놀로지에 따르면 2019년까지 아세안 9개 회원국의 연간 수출 부가가치가 10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시아는 최근까지 미국이나 유럽보다 코로나19 감염자가 적었다. 그러나 이 지역은 최근 전 세계 감염자의 40%가 넘는 21만 명 이상의 새로운 감염자를 보고했으며, 이는 느린 백신 보급이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