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스타트업 로즈타운 모터스를 비롯해 니콜라, 카누 등 스팩(APAC)을 통해 상장된 전기차 업체들의 진로가 험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한 달 동안, 로즈타운은 생산 목표를 맞추지 못하면서 과도한 선주문 판매를 인정했고, 투자자들에게는 차를 생산할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고백했다. CEO와 CFO는 사임했다. 주가는 5월 중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최근 상장된 수많은 전기차 회사들의 주가가 혼조세다. 로즈타운, 트럭 제조회사 니콜라, 전기차 제조업체 카누의 주가는 지난해 스팩과 합병해 상장할 당시와 큰 차이가 없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니콜라의 시가총액은 65억 달러로 지난해 상장 이후 60% 이상 늘었지만, 상장 몇 달 후, 공매도 세력 힌데버그 리서치가 니콜라가 기술을 과대 포장했다고 비난하면서 회사의 회장이 사임했다. 니콜라는 사기 의혹을 부인했지만, 기존에 사업 핵심이라며 홍보했던 여러 신차들을 폐기했고 제너럴모터스(GM)와의 제휴도 무산됐다.
카누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개월 전에 공개했던 사업 계획의 많은 부분을 올 봄에 포기했다. 그리고 CEO, CFO, 공동 창업자 모두 회사를 떠났다. 시가총액은 약 24억 달러로 상장 당시와 변동이 없다. 세 회사 모두 상업적인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지 않았다.
전기차의 고속 성장과 미래에 대한 낙관론에 고무된 개인 투자자들은 전기차들이 스팩을 통해 상장하는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최고로 높이는 데 일조했다. 일부 주식 브로커들은 전기차 기업들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로즈타운, 니콜라, 카누는 모두 자신들의 사업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최근 혼란을 겪었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 회사 경영진 모두가 “상당한 진전을 이룩했다”고 강조했다.
로즈타운 경영진은 올 가을에 픽업 트럭 생산을 시작하며 수요가 많은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현재 새로운 자금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니콜라는 올해 말 첫 전기 트럭을 인도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최근에는 3억 달러를 더 투자받기로 계약을 맺었다.
카누의 CEO이자 회장인 토니 아퀼라는 "많은 전기차 회사들이 스팩의 그림자를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에 이사회에 합류한 후, 아퀼라는 전기차를 매달 렌트하는 계획을 포함해 카누의 여러 사업 계획을 폐기했다.
3사의 주가는 지난해 말 고공행진 이후 고위험 종목 시장이 냉각되면서 고점에서 크게 하락했다. 국가 차원의 경기부양은 지난 1년 사이 전기차 스타트업이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수십억 달러를 손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스팩은 엄격하게 규제되는 공모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상장이 수월하다.
로즈타운은 가장 큰 수혜자였다. 회사는 가스로 움직이는 포드 F-150보다 비용이 훨씬 덜 드는 전기 픽업을 강조했다. 트럭에 대한 사전 주문이 이어졌고, 로즈타운은 “제너럴모터스의 공장을 개조할 필요가 없어 생산시설 투자도 상대적으로 적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포드는 로즈타운의 전기 트럭보다 20% 이상 저렴한 전기 F-150을 발표했다. 로즈타운의 상용 생산이 지연되는 동안 공장 비용은 치솟았다.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존망은 올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