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최근 앞다퉈 자사 엠블럼(Emblem: 회사 상징)을 간결한 형태로 바꿔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전기차 시대에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자동차회사들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흐름으로 보인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 년간 회사 로고를 변경한 자동차 제조사는 8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자동차 산업의 선두주자인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이 가장 활발하다.
BMW는 지난 3월 순수 전기차 콘셉트카 i4를 공개하면서 새 엠블럼을 공개했다.장 띠에메 BMW그룹 고객·브랜드 담당 부사장은 "브랜드 디지털화에 대응해 BMW 새 엠블럼을 만들었다"면서 "이는 개방적이고 투명함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은 이미 201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새로운 브랜드 엠블럼을 공개했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차의 본질적 요소를 강조해 사용성을 강조하고 디지털 미디어에서 자유롭게 변형되는 활용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자동차 제조사 푸조 또한 앞발을 든 사자가 서 있는 로고에서 사자 얼굴 옆면이 보이는 로고로 바꿨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로고를 통해 브랜드 고급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자동차도 예외는 아니다. 기아는 1994년부터 무려 27년 간 사용해온 회사 로고를 올해 초 전면 교체했다. 기존 빨간 타원형 로고에서 알파벳 KIA를 이어 붙인 형태로 바꿨다.
현대차도 2019년 9월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전기 콘셉트카 '45' 차량에 새로운 2D(이차원) 형태의 엠블럼을 적용했다. 이 엠블럼은 양산차 아이오닉5 에 그대로 반영됐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또한 디지털·전동화 등 미래 트렌드(유행)에 대비해 2D 형태로 단순화하면서 차 기능성을 강조했다.
일본 자동차 닛산은 자신들의 새 로고를 상표로 등록하고 새로운 엠블럼으로 변경했다.
닛산은 입체적이었던 엠블럼에서 벗어나 단순하고 간결하게 바꿨다. 알파벳은 똑같이 배치했지만 글씨체를 얇게 바꾸고 원형을 간결하게 감쌌다.
이처럼 전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이 선보이는 새 로고의 공통점은 기존 3D(3차원) 입체감이 있던 로고를 최대한 단순하고 간결하게 2D로 변경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 중심이 전기차로 바뀌고 있는 만큼 단순히 자동차 제조사로 머무르지 않고 '종합 모빌리티(이동 수단) 기업'으로 바뀌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창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lug1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