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도 7년 만에 최고 분기 실적을 거뒀다.분기 영업이익은 7년 만에 최고실적을 냈고 분기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30조 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회복세에 접어들며 해외 판매가 많이 늘어난 데다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수익 차종의 판매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조88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5% 증가했다고 22일 공시했다. 이는 2014년 2분기(2조872억 원)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3.5%포인트 상승한 6.2%로, 2016년 2분기(7.1%) 이후 19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7% 증가한 30조3261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현대차 분기 매출이 30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동차 부문 매출이 24조6742억 원, 금융 및 기타 매출이 5조6518억 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도매 판매에 따른 물량 증가 효과가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을 상쇄하면서 매출액이 증가했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1.9%포인트 낮아진 81.1%를 나타냈다. 매출액 대비 판매비와 관리비 비율은 1.6%포인트 낮아진 12.7%였다.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조5020억 원과 1조9826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반도체 공급 부족 이슈와 비우호적인 환율 영향 속에서 판매 물량 증가와 수익성 중심의 판매로 회복세를 이어갔다"면서 "판매 믹스는 인도, 중남미 등 신흥국의 판매 회복으로 소폭 악화했으나, 수익성 중심의 판매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세를 이어갔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작년 동기 대비 46.5% 증가한 103만1349대(국내 20만682대, 해외 83만667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11.0%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가 73.6% 급증했다.
한편 기아도 올 2분기 반도체 부족 현상 등 악재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코로나19 기저효과와 더불어 해외 시장에서의 차량 판매 증가세가 덕분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기아의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조8991억 원, 1조3735억 원으로 추산된다. 매출액은 57.4%, 영업이익은 845.9%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전망치가 현실화된다면 기아는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을 세운다. 기아의 종전 최고치는 지난해 4분기다. 당시 매출액은 16조9106억 원, 영업이익은 1조2816억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