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렌털 자동차 업체 허츠가 재상장을 추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좌초해 상장폐지된 허츠는 백신 접종 확대 속에 여행이 재개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허츠 글로벌 홀딩스는 9일(현지시각) 올해 말 주요 주식거래소에 재상장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허츠가 공개한 탄탄한 2분기 실적이 그 발판이 됐다. 허츠는 2분기 매출이 전분기에 비해 62% 폭증한 18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백신 접종 확대 속에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허츠는 팬데믹 방역에 따른 이동 금지 조처로 직격탄을 맞아 영업이 거의 중단된 바 있다.
폴 스톤 허츠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백신 접종 속에 수요가 크게 늘어난데다 업계 전반의 렌털카 재고 역시 빠듯해 실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스톤 CEO는 "렌털카 산업이 반등의 첫번째 조짐이 나타난 산업 가운데 하나"라면서 "사람들은 최근 들어 렌털카를 통한 여행에 좀 더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감염력 높은 델타변이로 미국내 신규 확진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렌털카 수요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허츠만 기사회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렌털카 업계가 모두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주 실적을 공개한 에이비스 버짓 그룹도 이를 방증했다.
에이비스는 조정치를 감안한 주당 순익이 2분기 5.90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규모 손실을 낸 것과 비교조차 어렵다.
자동차 임대 온라인장터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튜로 역시 밝은 전망을 내놨다. 튜로는 이날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곧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튜로는 최근 사상최초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렌털카 업계는 지난해 팬데믹 기간 사상 유례 없는 충격으로 존폐위기에 내몰린 바 있다. 이동이 통제되면서 항공 여행이 올스톱 됐고, 출장·레저여행이 중단돼 주 매출원인 공항 렌털카 사업이 사실상 멈춰섰기 때문이다.
허츠는 지난해 5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그러나 올들어 사정은 180도 달라졌다. 팬데믹 기간 억눌린 여행 수요가 봇물 터지듯 터지면서 공항에는 여행객들로 넘쳐났고, 공항의 렌털카 창구도 자동차를 빌리려는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차를 구하지 못해 알음알음으로 개인을 통해 빌리거나, 아예 도보나 자전거 여행으로 방향을 트는 여행객들도 속출할 정도였다.
허츠의 운명도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지난해 5월 파산보호신청에 이어 10월에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사 상장폐지 일환으로 거래가 중단됐다. 이후 허츠 주식은 장외에서만 거래되고 있다.
허츠는 심지어 지난 4월 파산할 위험이 있다면서 주주들이 휴지조각 주식을 들게 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극적인 반전을 맞았다.
허츠는 6월 30일 파산보호에서 벗어났고, 이제 올해 말 재상장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한편 이날 허츠가 공개한 분기 실적은 아직 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지만 희망 역시 확인시켜줬다. 2분기 손실은 1억6800만 달러, 주당 1.05 달러로 1년 전 8억4700만 달러, 주당 5.86 달러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일회성·구조조정 비용 6억3300만 달러를 빼면 허츠는 실제로는 흑자를 냈다. 허츠는 2분기 조정 순익 주당 2.55 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