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리콜(시정조치)과 차량 화재로 전기차 보급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에 따르면 9월 전기차 판매량은 336대로 지난해 9월(181대)에 비해 85% 급증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집계된 지난해 전기차(수소전기차 포함) 리콜 대수는 9만746대다.
전기차 리콜 대수는 2016년 524대에서 2017년 3414대, 2018년 1만2264대, 2019년 1만3024대 등으로 해마다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리콜 대수는 2016년과 비교해 173배이며 2019년과 비교해 7배에 이른다.
자동차리콜센터에 접수된 전기차 결함 의심사례 신고 건수도 2016년 6건에서 지난해 292건으로 약 49배 증가했다.
현대자동차는 결함 신고 건수가 2016년 1건, 2017년 3건, 2018년 6건, 2019년 19건에서 지난해 171건으로 크게 늘었다.
리콜 대수는 2016년 한 건도 없었지만 2017년에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차량의 동력발생 장치 결함으로 3450대를 리콜했다. 또한 현대차는 코나 전기차 실내 안전 장치에 문제가 생겨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9482대와 1만1139대를 리콜 조치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코나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 결함으로 차량 화재 위험성이 제기돼 2만5564대를 리콜했고 12월에는 같은 차종에서 제동 장치 결함이 발견돼 3만2343대를 리콜했다.
수입차량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올해 8월 10억 달러(약 1조1835억 원)를 들여 쉐보레 볼트 전기차(EV) 7만3000대를 추가 리콜한 바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에 이어 3번째 리콜이다.
벤츠 코리아는 6월 48V 전기 배터리가 장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종 가운데 일부 차종이 시동이 되지 않아 소비자 민원이 수십 건에 달해 무상 수리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마일드 하이브리드차 품질 문제를 둘러싼 잡음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주행 중이던 벤츠 S580 차량이 스스로 급정거 하거나 갑자기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벤츠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부품 수리를 통해 해당 문제는 이미 해결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결함 사례가 늘면서 지난해까지 최근 5년 간 자동차리콜센터에 접수된 전체 결함 신고 건수는 총 2만7612건이다.
전기차를 둘러싼 각종 사고와 리콜 조치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전기차 리콜이 급증한 데에는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전자장비 부품 수가 많고 고전압 배터리가 장착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완성차업체들이 향후 주력 차종으로 전기차를 계속 내놓고 있지만 급증세를 보이는 각종 리콜과 차량 화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전기차 보급 확대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