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6월 아우디코리아가 미디어를 대상으로 강원도 인제에 있는 서킷에서 막을 올린 '아우디 익스피리언스'에 참가했다.
그곳에는 국내 시장에 출시되기 전인 아우디 쿠페(차량 뒷 부분이 완만하게 내려가는 형태)형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8'의 고성능 모델 'RS Q8'을 처음 봤다.
최고 출력 600마력, 최대 토크(회전력) 80이 넘는 '괴물'과 같은 성능에 5미터가 넘는 차체 길이는 감탄을 자아냈다. 여기에 차량 실내외 곳곳에 카본(탄소섬유)소재를 적극 사용해 기존 Q8과는 '색다름'을 뽐냈다.
기자는 최근 출시된 아우디 RS Q8를 마침내 직접 타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RS Q8, 뚜렷한 존재감..도로 위 '최강자' 입증
신형 차량 RS Q8이 기존 아우디 대형 SUV 'Q7'과 비슷하다고 여기면 안된다.
기자가 이번에 시승차로 제공 받은 RS Q8는 Q7과 모든 부분에서 확연히 차이가 났다.
RS Q8은 멀리서 봤을 때 큰 차이를 쉽사리 알아차리기 쉽지 않지만 가까이 다다가보니 얘기가 달랐다.
차량 전면은 어딜 가든 사람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크게 자리잡은 아우디만의 싱글 프레임 그릴(공기 흡입구)와 차량 양 옆으로 날렵하게 뻗은 헤드램프(전조등)는 존재감을 뿜어냈다.
여기에 차량 곳곳에 사용한 카본 소재와 검게 처리한 엠블럼, 그릴과 범퍼 안쪽까지 벌집 모양으로 디자인해 더욱 스포티한 느낌을 줬다.
기자가 스마트 키를 들고 차 문을 열자 아우디만의 '웰컴 라이트'가 화려함을 자랑했다.
차량 측면은 쿠페형 SUV 답게 우아함과 역동성이 묻어있었다. 선명한 캐릭터 라인(차체 측면에 자리 잡은 라인)과 볼륨감 있는 앞뒤 펜더(바퀴 윗부분)는 멀리에서 봐도 존재감이 드러났다. 여기에 거대한 23인치 휠과 거대한 브레이크는 달리는 내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차량 후면의 거대한 스포일러(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량 지붕에 설치한 장치)는 다시 한번 고성능 차량임을 보여줬다. 가로로 길게 뻗은 리어램프(후미등)은 차가 더 넓어 보이도록 도와줬다. RS Q8을 전면에 이어 후면 엠블럼도 블랙으로 처리했다.
◇차량 실내, 최신 인포테인먼트를 장착해 편의성 높여
외관에 이어 실내도 아우디만의 디자인이 녹아있었다.
실내 공간은 운전자 중심으로 꾸며줬고 알칸타라(스웨이드와 유사한 인조섬유)로 감싼 스티어링 휠과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오디오 조작부) 곳곳에 쓰인 카본은 누구나 누릴 수 없는 프리미엄 고성능 차량임을 보여줬다.
차량 실내에는 디스플레이 3개가 자리를 잡았다. '버추얼 콕핏'이라 불리는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는 중앙 디스플레이, 그 바로 밑에 있는 공조장치 디스플레이다. RS Q8은 디스플레이 화면이 커 시인성과 조작할 때 편의성이 뛰어났고 햅틱 버튼으로 조작도 편리했다.
실내 공간은 넉넉했다.
차 길이 5010mm, 너비 2000mm, 높이 1750mm, 축간 거리 2998mm로 1열 뿐 아닌 2열에서도 여유 있는 레그룸(무릎공간)과 헤드룸(머리공간)을 갖췄다.
여기에 차 시트에 붉은색 스티치를 더해 고성능 모델 다운 디자인 포인트를 살렸다.
적재공간도 풍족했다. 트렁크 높이도 낮아 2열 시트를 40:20:40 비율로 폴딩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더욱 다채롭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성능은 괴물, 승차감은 세단에 '엄지 척'
아우디 고성능 모델은 ‘S’와 ‘RS’로 나뉜다. S는 '최고'를 뜻하는 '소버린(Sovereign)'에서, RS는 각각 'Racing'을 의미하는 독일어 Renn과 Renn Sport의 약자다. 결국 레이싱 DNA를 고스란히 간직한 초고성능 모델인 셈이다.
이 차량은 RS 모델 답게 최고 출력 600마력과 81.58.kgf.m 성능을 발휘하는 V8 4.0L TFSI 엔진이 보닛 아래 자리 잡았다.
공인 복합 연비는 L당 6.6km이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5.8km와 8.2km다.
또한 이 차량은 8단 팁트로닉 콰트로 시스템을 갖춰 부드러운 가속력을 과시했다. RS Q8는 차량 계기판이 정지 상태에서 단 3.8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는 탁월한 민첩성과 시속 305km의 최고 속도를 갖췄다.
기자는 본격적인 시승을 하기 위해 문을 열고 운전대를 손에 쥐었다. 시트 포지션은 SUV 답게 높은 시야각을 갖췄고 카본 소재와 알칸타라 그리고 천연가죽까지 접하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기자가 시동을 켜자 마치 사자가 포효하듯 엔진 배기음이 크게 귀에 들려와 심장 박동수를 높였다. 이 모델은 시내 주행에서 웅장하고 스포티한 외관과는 다른 부드러운 승차감과 안정감을 느끼게 해줬다.
여기에 2중 접합유리를 갖추고 정숙성도 확보해 '3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기자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밟자 부드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드라이브 모드가 다이내믹 모드로 바뀌자 차량은 맹수로 돌변했다.
또한 에코, 컴포트 등 다른 주행 모드에도 각기 다른 매력을 갖춰 마치 다른 차에 탄 듯한 느낌을 자아냈다.
이 차는 그러나 누가봐도 '괴물급' 차량임에는 틀림없었다. 기자가 가속 페달을 깊이 밟을 때마다 600마력과 81.58kgf.m가 온몸에 전해졌고 막강한 엔진 사운드가 고성능 차량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차량이 고속화도로에 들어서니 차량의 진면모가 드러났다. 웅장한 차체와 2.5t에 달하는 거구가 그 누구보다 앞으로 치고 나가 여유 있는 가속 성능을 뽐냈다. 주행 안정성도 뛰어났다. 4륜으로 고속에서도 탄탄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또한 이 차량이 갖춘 가변 댐핑 조절식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현가장치)은 차 높이를 최대 90mm 폭으로 조정할 수 있었다. 제원상 기본 차 높이가 212mm이며 다이나믹 모드로 주행하면 최대 40mm 낮아져 다이내믹한 주행을 도왔다.
차량에 탑재된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 또한 실제 주행에서 탁월한 성능을 과시했다. 앞차와 안전한 거리를 유지해주는 어댑티브크루즈 컨트롤은 기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설정한 차간 거리가 완벽하게 유지됐으며 차 도로 유지 기능은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잘 작동돼 운전자 주행을 편안하게 만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