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친환경차를 등에 업고 자동차 본고장 유럽에서 펄펄 날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시장 침체와 글로벌 반도체 품귀 현상까지 겹친 악조건 속에서 선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유럽 각국 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기아는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등에서 지난달 판매 실적 '톱 3'에 이름을 올렸다. 기아는 네덜란드에서 1위, 스웨덴에서 2위, 영국에서 3위를 차지했다.
기아는 네덜란드에서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최다 판매 브랜드가 됐다.
네덜란드의 지난달 자동차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23.7% 감소했지만 기아는 전년보다 10.3% 증가해 상위 5개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이뤄냈다.
차종별로는 친환경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니로'가 1056대 팔려 지난달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니로는 연간 판매에서도 10월까지 8804대로 1위다.
전기차 '니로EV'는 10월 한 달 간 658대, 10월까지 누적 4402대가 팔려 네덜란드 전기차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아는 스웨덴에서도 지난 9월 사상 처음 월간 판매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10월에는 2571대를 팔아 스웨덴 대표 브랜드 볼보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스웨덴 역시 자동차 수요가 29.1%나 급감한 가운데 기아만 11.1% 증가해 주요 브랜드 5곳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했다.
스웨덴에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포함된 기아의 유럽 전략형 준중형차 '씨드'가 1261대 팔려 월간 판매 1위 차종이 됐다. 9월 1위였던 니로는 731대로 4위였고 니로EV도 전기차 모델별 판매에서 4위였다.
기아의 선전은 영국에서도 이어져 지난달에 전년 대비 22.1% 증가한 7436대가 팔려 판매 실적 3위에 올랐다. 1위는 폴크스바겐, 2위는 BMW다.
영국의 지난달 자동차 산업 수요가 24.6% 감소한 가운데 기아만 유일하게 전년 대비 성장을 기록했다.
니로는 영국에서 10월 한 달간 2479대(니로EV 1342대) 팔려 판매 순위 6위에 올라 기아의 선전을 이끌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가 지난달 유럽 시장에서 출시돼 기아의 호조세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EV6는 네덜란드에서 지난달 284대가 팔려 전기차 시장에서 단숨에 6위에 올랐고 전체 모델별 판매 순위에서는 23위를 차지했다.
EV6는 영국에서도 지난달 처음 출시돼 349대가 판매됐고 스웨덴에서도 지난달 11대가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니로, EV6 등 친환경차를 필두로 자동차 본고장 유럽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며"최근 공개된 EV9등 다양한 라인업(제품군)을 갖춘다면 기아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정희 글로벌모터즈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