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 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일부 자동차 업체가 차량 일부 기능을 빼고 판매해 빈축을 사고 있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벤츠와 BMW, 아우디 등이 일부 부품과 기능을 뺀 차량을 인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츠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수입차 업체 중 하나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올해 중순부터 일부 모델에 한해 롱텀에볼우션(LTE) 통신 모듈을 제외한 채 출고 중이다. 통신 모듈이 빠지면 SOS 기능, 메르세데스 미 애플리케이션 등을 사용할 수 없다.
벤츠는 반도체 수급난에 출고량이 줄면서 지난달 국내 판매량이 3623대로 감소해 국내 수입차 1위 자리를 13개월 만에 BMW(4824대)에 내주는 굴욕을 맛봤다.
BMW코리아는 이달부터 국내 고객에게 인도되는 6시리즈 GT 모델에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빼고 가격을 인하할 예정이다.
반도체 수급난 영향으로 6시리즈 GT 모델은 모두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능을 제외한 채 한국으로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차는 지난 5월부터 아이오닉 5의 경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를 포함한 '파킹 어시스트'와 '프레스티지 초이스' 옵션, 4륜구동(4WD) 옵션, 디지털 사이드미러를 선택하지 않으면 출고를 앞당길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기아는 K8의 노블레스 이상 트림(등급)에 기본 적용되는 후방주차 충돌 방지 보조와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기능을 제외하면 원래 가격에서 40만원을 인하해 주고 카니발도 '스마트 파워 테일게이트' 기능을 제외할 시 40만원을 할인해 준다.
한국GM은 아직까지 부품이나 기능을 제외하지 않고 차량을 출고하고 있지만 반도체 수급 상황에 따라 일부 기능을 뺀 차량을 판매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김정희 글로벌모터즈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