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설립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2014년 이후 역대 최대로 집계됐다.
25일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조6789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2020년 대비 178.9%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7조6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었다. 순이익은 5조6931억원을 기록하며 무려 195.8%나 급증했다.
이날 공개한 현대차의 실적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의 105조7464억원을 넘어서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판매량이 줄었지만, 매출액은 늘어나
현대차는 지난해 완성차 판매량이 389만726대에 달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다만 지난해 초 밝혔던 416만대 판매 목표는 물론 3분기 이후 수정된 400만대 목표도 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4분기 실적만 보면 ▲판매 96만639대 ▲매출액 31조265억원 ▲영업이익 1조5279억원 ▲당기순이익 7014억원을 기록했다.
차종별로 살펴보면 국내에서는 아이오닉5, 캐스퍼, 제네시스GV70 등 신차들이 힘을 냈다. 다만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한 18만5996대를 기록했다.
해외 역시 마찬가지다. 4분기에만 77만4643대를 팔았지만, 전년 동기 대비 17.2%나 판매량이 줄었다.
반면 매출액은 늘어났다.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31조265억원으로 집계된 것. 차량 판매가격이 높은 제네시스와 전기차들의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4분기 전체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매출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0.7%p(포인트) 하락한 80.9%였다. 글로벌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차량들이 판매돼 매출원가율을 방어했으며, 환율효과의 영향도 있다고 현대차는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2021년 기말 배당금을 지난해 3000원에서 1000원 더 늘어난 4000원으로 결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량 증가와 환율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영향은 지난해 12월부터 개선되고 있지만, 올해 1분기까지는 일부 품목의 부족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점진적인 정상화는 2분기부터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올해 432만대 팔겠다"
이날 현대차는 올해 경영상황과 함께 판매량 목표도 공개했다.
먼저 시장 상황에 대해 대외환경이 올해에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각각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약화 가능성과 업체 간 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 환율변동성 등을 우려사항으로 제시했다.
반면 긍정적인 시장 상황도 같이 밝혔다. 현대차 측은 "올해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과 친환경 인프라 투자의 증가, 친환경차 선호성 확대 등에 따라 친환경차 시장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판매량 목표는 국내에서만 73만2000대, 해외에서는 359만1000대 등 총 432만3000대를 제시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GV60, GV70 전동화모델, 아이오닉6 출시 등 전기차 라인업 강화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량 최대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생산 및 판매를 통해 점유율 및 수익성 방어 등의 사업전략을 공개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초 도입한 연간실적 가이던스도 공개했다. 현대차는 자동차 부문 생산 안정화를 기반으로 판매 정상화를 추진해 올해 연결부문 매출액 성장률 목표를 전년 대비 13~14%, 영업이익률 목표는 5.5~6.5%로 제시했다.
투자계획과 관련해서는 ▲설비투자 5조원 ▲R&D투자 3조6000억원 ▲전략투자 6000억원 등 총 9조2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종열 글로벌모터즈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