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세운 5년·10만km 이내의 자사 브랜드 중고차 중 품질테스트를 통과한 차량만을 판매한다는 조항은 상생이 아닙니다. 좋은 차는 대기업이 팔고 안 좋은 차는 우리가 팔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1일 만난 강유석 착한차집 대표는 현대차가 중고차 업계와의 공존을 위해 발표한 ‘상생 방안’에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정 지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논리대로라면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중고차 시장에는 서비스 기간 또는 보증기간이 지난 차들로만 가득찰 것“이라는 것이다.
강 대표는 중고차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이른바 ‘셀럽’이다. 2016년에는 업계 최초로 한국지식인협회로부터 ‘대한민국 신지식인상’을 수상했다. 투명한 기업 운영과 사회공헌 활동에 더해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현해 대다수 소비자가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중고차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력해왔다.
이런 그는 현재 완성차를 포함한 대기업의 진출이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이뤄진 중고차 매매시장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설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강 대표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 반대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찬성하시는 분들도 있었다”며, “중고차 시장의 안 좋은 이미지를 만든 ‘허위매물’로 피해를 본 소비자가 많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허위매물을 일명 ‘아데차(작업차)’라고 부른다. 아데차는 잘 팔리는 인기차종을 매입한 후 일부러 고장을 내 다른 차량으로 판매를 유도하는 사기 수법을 가리킨다.
강 대표는 “불과 3~5년 전만 하더라도 일명 아데차 전략이 성행했다”면서, “그때는 100개 업체 중에 10~15개가 이런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속였다, (자체적인 정화운동을 통해) 현재는 1~2개 업체로 줄어들었다”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자체적으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소비자에게 보여야 했지만 그러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반성해야 할 점”이라고 덧붙였다.
중고차 업계는 대기업이 진출하면 소상공인 매매 업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이어지는 골목상권에도 연쇄적인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식음료와 패션 등 타 산업에서도 소상공인이 됐던 시장에 대기업 진출 후 이루어진 변화가 중고차 시장에서도 벌어질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부천 중고차 매매단지 주변만 해도 함께 일하고 있는 광택, 판금 도색, 내비, 블랙박스, 휠 복원 등의 업체 수백 개가 있는 데 무너질 것이고, 이들의 이직 또한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고차 판매와 관련한 법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는 집 다음으로 큰 재산인데 판매해서는 안되는 이들이 차를 팔고, 미성년자까지 차량을 판매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정부와 국회가 직접 나서서 법안을 새로 만드는 등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 인증이라는 이유로 중고차 가격도 인상될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이미 시장에 진출해있는 SK엔카·케이카만 놓고 봐도 현재 중고차 매매단지보다 차량 판매 가격이 평균 5~10% 더 비싸다”면서, “현대차, 쌍용자동차, 롯데렌탈 등 진출을 확정했거나 그럴 계획이 있는 대기업이 파는 중고차는 이보다 더 높은 가격대에 책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그는 경쟁력 있는 가격제시를 소상공인 중고차 매매업체들 만의 장점으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러려면 중고차의 품질과 유통경로, 애프터서비스(A/S) 등의 면에서 소비자들로부터 대기업 수준 이상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강 대표는 “중고차를 구매하는 이유 중 하나가 가격인데, 우리는 이 부분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대기업과 비슷한 서비스와 품질 등을 내세우며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