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기아와 제네시스의 디자인 경영에서 부터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첨단 전기차 기술에 이르기까지 정 회장이 추진했던 전략 모두가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15일 현대차에 따르면 자사 첫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가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2022 유럽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한 기아 EV6에 이어 글로벌 3대 올해의 자동차 시상식에서 전기차로 2관왕을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또한 이번 수상으로 현대차그룹은 최고의 혁신성과 기술력을 갖춘 전기차 상품 경쟁력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입증했다.
디자인으로 기아와 제네시스 경쟁력 키워
사실 정의선 회장의 전략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03년 3월 매출 부진에 빠진 기아자동차(현 기아) 부사장 겸 등기이사에 선임되면서 기업가로 데뷔한 이후, 2006년 세계 3대 디자이너 중 한명이었던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했다. 새로운 기아를 위한 첫 출발을 알린 것이다. 기아는 곧바로 피터 슈라이어의 손길이 닿은 ‘K-시리즈’를 선보였다. ‘호랑이코’로 불린 기아차의 패밀리룩이 탄생했다.
수상도 연이어 터져 나왔다. 지난 2009년 세계적인 디자인상인 ‘2012 레드닷 디자인상’에서 자사 모델 쏘울이 국산차 최초로 제품 디자인 부분에서 장려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모닝, 프라이드 제품 디자인 부문 수송 디자인 분야에서 본상을 받았다.
앞선 디자인 경영의 성공은 제네시스와 현대차에서도 이어졌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에도 디자인 경영을 적용했다. 람보르기니, 벤틀리 등에서 활약하며, 주목받은 루크 동커볼케를 제네시스 디자인 책임자로 끌어들인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브랜드 출범 초기 디자인이 주는 영향력은 막강했다. 강렬한 2줄 디자인과 우아한 파라볼릭 라인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럭셔리 브랜드로써 후발주자였던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서 2020년 12월 이후 16개월 연속 판매량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아이오닉 5도 미국에서 호평을 이어갔다. 올해 초 미국의 권위 있는 디자인상 2021 굿디자인 어워드에서 운송 디자인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제는 전기차 시장 리더로 우뚝
현대차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리더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리더십 확보는 정의선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서 시작됐다.
정의선 회장은 전기차 대중화에 대비해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가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며, "경쟁사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선 회장의 이런 의지는 현대차그룹 최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성공적 개발로 이어졌다. 현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가진 완성차 업체는 벤츠, 폭스바겐, GM, 토요타 등 소수 업체만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장착한 아이오닉 5와, EV6, GV60 등을 연이어 내놓으며,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갔다. 좋은 소식도 잇따랐다. 아이오닉 5는 유럽 주요 자동차 매체에서 진행하는 테스트에서도 경쟁력 높은 모습을 보였으며, 최근에는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했다. 또한 EV6와 GV60도 주요 상들을 수상했다.
디자인과 성능뿐만 아니다. 차량 외부로도 자유롭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과 18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아이오닉 5에는 차량 외부와 내부(선택사양)에 코드를 꽂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 차량 V2L의 최고 출력은 3.5㎾로 일반 가정에서 쓰는 출력 한도와 유사해, TV, 드라이버 등이 가전 기기도 사용할 수 있다. 집 안에서만 가능하던 일이 차 안으로 옮겨진 것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초급속 충전 시스템을 갖춰,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충전 시간'에 대한 불편을 최소화했다. 현재 아이오닉5와 기아 EV6는 800V(볼트)로 충전할 수 있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18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최근 뉴욕타임스는 “18분 만에 끝나는 전기차 충전은 가장 큰 기술적 쿠데타”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