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현대차의 4대 거점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인도시장에 대한 현대차의 공략 역시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26일(현지시각) 현지매체 힌두비즈니스라인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가 현지세계 최대 시장으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최대 현지생산·현지판매 국가는 중국이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인도법인(HMI)는 50만5033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 차량들은 모두 인도에서 생산됐다. 반면 합작사로 운영 중인 중국의 베이징·현대차(BHMC)는 같은 기간 35만277대를 팔았다.
인도보다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한 곳은 미국과 유럽 시장이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차량이 부족해 한국에서 생산된 차량들이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돼 판매되고 있다.
성장세도 남다르다. HMI는 42만3624대를 판매했던 2020년 대비 지난해 무려 19%나 성장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에서는 지난해 35만277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0%나 판매량이 감소했다.
힌두비즈니스라인에 따르면 인도 현지의 애널리스트들은 HMI의 성장 배경에 대해 "(인도) 소비자들이 SUV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과거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취향에서 '큰 것이 좋다'라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인도시장에 선보인 SUV 등급의 현지전략모델이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크레타의 인기가 눈부시다. 지난해 인도에서만 총 12만5437대가 판매되면 최다 판매 SUV에 올랐다. 2015년 인도에 첫선을 보인 크레타는 이미 현지에서 누적판매량이 50만대를 돌파하며 '국민차'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크레타의 롱휠베이스 버전인 7인승 SUV '알카자르'도 출시했다. 알카자르는 출시 한달 만에 1만 이상이 예약판매될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크레타에 앞서 인도시장을 공략했던 선봉장은 역시 전략차종인 쌍트로다. 현대차가 처음 인도에 진출한 1998년부터 생산된 1세대 쌍트로는 2015년 1월 단종 전까지 인도에서만 총 132만대가 판매됐다. 인도의 국민차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전략차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 현지법인의 공격적인 판매전략이 시너지는 낸 덕"이라며 "하반기 투싼 공개에 이어 현대차와 기아의 신차들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인 만큼 현재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1996년 인도에 진출했다. 1998년에는 인도 남부 첸나이 지역에 현지공장을 건설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지난 2018년에는 글로벌 시장을 권역별로 구분하면서 인도에 독립적인 권역본부를 세웠다. HMI는 현재 인도시장은 현재 일본 스즈키자동차(현지명 스즈키마루티)와 인도 승용차 시장에서 60%의 점유율을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