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자동차 산업은 '큰 산'을 남겨두고 있다. 신차 출시, 행사가 아니다. 바로 노조와의 협상이다. 지난해 완성차 5개사 노사는 모두 무분규 타결을 지었지만, 올해는 다른 분위기다. 현대차를 포함해 국내 완성차 노조에 강성 집행부가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사측과 노조의 갈등이 지속된다면 기업 경쟁력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전동화'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해 울산 1공장 2라인을 아이오닉 5와 코나 EV를 생산하는 전기차 전용 설비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사측과 노조가 부딪쳤다. 결과는 생산 지연으로 이어졌다.
지속되는 갈등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해답은 멀리 있지 않다. 지난 5월 다녀온 폭스바겐그룹의 전동화 생산 기지인 '츠비카우 공장'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곳은 지난 2020년 6월 내연기관 모델의 생산을 중단하고 본격 전동화 모델만을 만드는 공장으로 변신했다.
이들의 전환 과정과 대응 방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랐다. 폭스바겐그룹은 '사람'에 집중했다. 서로의 의견을 내세워 충돌하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 했다. 츠비카우공장에서는 2018년부터 약 8000명에 이르는 직원을 대상으로 특수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빠르게 진행되는 전동화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경영진부터 팀 매니저, 공장 직원에 이르기까지 각 레벨에 상응하는 트레이닝 세션도 진행됐다.
교육과 상담도 함께 진행됐다. 이들은 각 직급에 맞게 전동화와 관련된 교육을 진행했으며, 근로자들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를 알기위해 귀도 열었다. 서로 함께 살아갈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이다. 오히려 현장 관계자는 "e-모빌리티는 츠비카우 공장의 큰 기회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전동화 앞에 서 있다. 사측과 노조와의 기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달라져야 한다. 배워야 하고 대화해야 한다. 서로를 비방하고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는 해결이 아닌 새로운 방식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