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업계의 큰 화두는 '대기 기간'이다. 신차를 계약하고부터 차량이 고객에게 인도되기까지의 시간이 상상을 초월한다. 소비자는 짧으면 3개월에서 길게는 1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에 빠른 출고를 약속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장기화, 반도체 수급 불안정, 우크라이너 전쟁 등으로 인해 신차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
현재 고객은 차량을 계약하고 인도 받기까지 최소 6개월에서 최장 18개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는 10개월, 전기차 아이오닉 5는 12개월, 중형 SUV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1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기아 EV6는 18개월, 쏘렌토는 17개월에 이른다. 사전 계약 3만대를 돌파한 쌍용차 토레스도 6개월에 이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렌터카 업체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최근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고객에게 빠른 출고를 약속하기 위해 G70 슈팅브레이크 모델의 판매를 '오픈런' 방식으로 진행했다. 회사는 기존 세단 모델을 구매한 고객의 데이터를 통해 가장 선호하는 사양들을 분석, 이 사양들을 적용한 모델 100대를 먼저 생산하고 판매 개시일에 선착순 판매를 통해 즉시 출고가 가능하게 했다.
스텔란티스 산하 오프로드 전문 브랜드 지프는 22년식 레니게이드를 제외한 뉴 컴패스, 체로키, 랭글러, 그랜드 체로키, 올 뉴 그랜드 체로키L, 글래디에이터 등을 구매하는 고객들을 위해 각 해당 차종별 100대를 별도의 대기 기간 없이 소비자에게 즉시 인도한다.
지프는 "기약 없는 대기 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구매를 포기하거나, 피치못할 경우 오히려 웃돈을 주고 차를 사야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며 "지프는 정확한 수요 예측과 안정적인 물량 수급으로 대부분 차종의 즉시 출고 물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SK렌터카는 지난 1분기 언택트 시대의 편리한 렌트 서비스인 'SK렌터카 다이렉트'를 통해 고객에게 신속하게 배송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장기렌터카를 계약하면 이튿날 배송하는 당일배송이나 계약 후 일주일 이내 차량을 받아볼 수 있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렌탈도 이날 친환경 차 장기렌터카 상품을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빠른 차량 출고를 약속했다. 행사에서는 BMW i4, 미니 일렉트릭, 테슬라 모델 3등이 판매된다. 이에 대해 롯데렌터카 관계자는 "차종마다 출고 기간이 다르지겠지만, 전기차 모델에 한해서는 7일 안에 출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고객들은 긴 출고 대기 기간에 지쳤다"며 "예전에는 원하는 옵션, 디자인 등을 고르고 차량을 구매했지만, 이제는 바로 출고가 되는 차량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