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롤스로이스'라 불리는 랜드로버의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인지로버 5세대 모델이 지난 23일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올해로 탄생 52주년을 맞은 레인지로버는 1세대부터 현재 판매되는 5세대 모델까지 혁신을 거듭하며 고급 SUV를 나타내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레인지로버의 시작은 1970년 6월 17일로 올라간다. 처음부터 레인지로버가 지금과 같은 명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당시 랜드로버는 튼튼하고 값싸게 만들 수 있는 오프로드 차량만 만들었다. 하지만 경쟁사인 포드 등 미국 회사들이 1960년대부터 온·오프로드 겸용 레저용 자동차인 SUV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으로 보고 따라 만든 SUV가 지금의 레인지로버의 시작이었다.
그런 배경을 가지고 출시된 1세대 레인지로버는 세계 최초로 들어간 상시 사륜구동(4WD) 시스템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분리형 테일게이트, 클램쉘 보닛, 매끄럽게 이어지는 웨이스트라인이 특징이었다.
1994년에는 2세대 모델이 탄생했다. 이전 모델보다 한층 럭셔리해진 디자인이 특징으로 아이코닉한 실루엣과 원형 헤드램프를 대체한 사각 헤드램프, 기존 레인지로버가 가졌던 부드러운 루프 라인, 클램쉘 보닛과 실용적 분리형 테일게이트가 조화를 이뤘다.
이전 세대와 달리 5도어 모델만 판매했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도심형 럭셔리 SUV라는 컨셉을 잡고 에어 서스펜션 등의 호화 옵션을 대거 도입해서 상품성을 올리기 시작했다.
실내는 더 고급스러워졌으며 오프로드에서 더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차의 높이를 조절해 주는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이 강화됐고, 2.5ℓ 디젤 엔진과 3.9 ·4.6ℓ V8 가솔린 엔진도 도입되었다.
3세대 모델은 2001년에 나왔다. 이 모델은 모노코크 차체 제작된 최초의 차량임과 동시에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BMW에 의해 설계된 차량이었다. 또 랜드로버의 혁신적인 오프로드 기술인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과 독립식 에어 서스펜션도 함께 들어갔다.
당시 이 모델은 각진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며,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도 이때부터 붙기 시작했다.
4세대는 2012년 9월 파리 모터쇼를 통해 공개되었다. 세계 최초로 알루미늄 모노코크 차체를 적용했고 이로 인해 무게는 약 400kg 정도 줄어들어 역동적인 성능과 연료 효율까지 챙긴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안정적인 오프로드 주행을 지원하는 랜드로버의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과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 2가 세계 최초로 탑재했다. 또 1~3세대를 거치며 하나의 디자인 특징으로 받아들여졌던 각진 외관 디자인이 곡선을 사용한 부드러운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이후에도 회사는 기존 내연기관 모델뿐 아닌 마일드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늘려나갔다.
최근 새롭게 출시된 5세대 레인지로버는 랜드로버의 최신 디자인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브랜드의 상징적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또 0.30Cd라는 낮은 공기저항 계수를 갖춰 전 세계에서 공기역학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럭셔리 SUV로 만들어졌다.
신형에는 새롭게 적용된 MLA-플렉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최첨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조화를 이뤄 정교한 성능까지 겸비했다.
회사는 2023년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2024년에는 랜드로버의 리이매진(Reimagine) 전략에 따라 순수 전동화 모델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로빈 콜건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는 "올 뉴 레인지로버는 지난 50년간 축적해온 혁신의 헤리티지와 새로운 모던 럭셔리 철학이 결합된 모델로 랜드로버의 역사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모터즈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