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큰 충격을 안긴 차가 있다. 분명 '소형'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왔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크기와 상품성 등은 준중형급이었다. 기아 셀토스 이야기다. 그런 셀토스가 3년 만에 한층 높아진 편의 장비 그리고 엔진과 변속기 등이 바뀌는 등의 큰 변화를 거쳐 새롭게 출시되었다.
시승차는 1.6ℓ 가솔린 터보, 그래비티 트림이다. 2~3일간 주행해보니 이전 모델 대비 향상된 주행 감각과 승차감, 다양한 편의 장비가 들어가 20~30대가 첫차로 구매하기에는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관은 더 젊어졌다. 그릴(흡입구)의 면적은 위·아래로 더 넓어졌고 이를 감싸는 호랑이 코 크롬 라인은 유사하다. 하지만, 주간 주행등이 그릴 안쪽을 침범하면서 더욱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뒷모습은 인상이 달라졌다. 직전 모델과 함께 놓고 비교한다면 차이가 크다. 기존 셀토스의 디자인 포인트였던 좌우 측을 연결하는 크롬 몰딩을 없애고 리어램프를 하나로 잇는 디자인을 다듬었다. 전면부에서 볼 수 있었던 좌우 측을 연결하는 디자인을 후면부에도 통일감 있게 이식해 디자인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실내는 최근 트렌드를 모두 반영한 모습이다. 따로 놀던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는 니로 하이브리드 모델과 같이 하나로 길게 이었다. 그래서 시인성과 조작성이 더 좋아졌다. 크기는 각각 10.25인치다. 여기에 통합형 컨트롤러가 들어갔고 기존 봉 변속기 타입이 전자식 변속 다이얼로 바뀌면서 새로운 차를 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운전석에 앉으며 “왜 이 차가 초보 운전자들이나 특히 여성들이 운전하기에는 편하다”고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전방 시야는 탁 트였다. 사이드미러와 룸미러에 보이는 옆과 후방 시야 또한 멀리, 넓게 보였다. 시트는 몸을 잘 잡아줬고 전동식으로 조절도 가능하다. 메모리 시트도 2명까지 지원한다.
뒷좌석은 다른 소형 SUV와 비슷한 수준이다. 축간거리는 2630㎜로 성인남성이 앉았을 때 여유로웠다. 어린아이를 뒤에 태우기에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는 다소 굼뜬 느낌이다. 198마력이 오롯이 발끝에 전달되지는 않는다. 기존에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로 인해 일부 문제가 되었던 특유의 꿀렁거림은 없었다. 시내 구간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기어 단수가 1~3단으로 자주 변경될 때도 이질감 없는 변속이 이뤄지며 부드러운 승차감에 일조한다.
신호 등에 멈춰있거나 추월을 위해 페달을 깊이 그리고 급하게 밟았을 때는 과급기의 하나인 터보가 탑재된 탓에 이질감은 있는 편이다.
차가 많은 도심에서 탑재된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기능 중 하나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해보니 앞차와의 거리를 잘 조절하고 급작스럽게 끼어드는 차량도 잘 인식해 속도를 조절한다. 차로 중앙도 잘 잡아주어 잠시 피곤할 때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의 운전실력을 갖췄다.
같이 들어간 헤드업디스플레이(HUD)도 주행속도와 내비게이션 안내 경로 등을 주행 중 바라보는 앞 유리에 비춰 안전 운전을 도왔다.
방음은 무난하다. 저속 10~50km에서는 차급 이상의 정숙성을 보인다. 하지만, 속도를 높여 달릴 때면 앞·옆유리에서 들어오는 바람 소리와 차량 바닥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 등이 쾌 커진다. 과속 방지턱 등의 장애물을 넘었을 때 충격은 운전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스포츠 모드는 큰 차이가 없다. 계기판 디자인과 색상이 바뀌는 것과 엔진 배기음이 조금 커지는 것이 전부다. 이외에도 터레인모드로 들어가면 스노우, 샌드 등의 오프로드를 의식한 주행모드도 존재하지만, 도심형 SUV를 지향하는 셀토스와는 결을 달리하는 느낌이다.
종합해보면 기아 셀토스는 이미 높은 가성비와 예쁜 디자인으로 출시 첫해 5만 대, 지금도 매해 2만 대는 꾸준히 팔리는 인기모델이다. 부분변경이 되면서 실내외 디자인이 바뀌고 엔진 라인업도 손보면서 다소 가격이 올랐지만, 아직까지 그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2062만~2685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