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던 2층 투어버스 디자인이 매우 독특하다. 최근 외신에 소개된 이 차는 우리가 흔히 보는 천정이 개방된 네모 각진 평범한 투어버스가 아니다.
‘시트로엥 시티라마(Citroen Cityrama)’라고 불린 이 버스는 수륙양용이 될 거 같은 사파리 투어버스를 연상케 한다. 둥근 전면 범퍼 디자인과 라운드 처리된 윈드실드, 비닐하우스 온실처럼 2층까지 전면 윈도우가 적용됐다.
1950년대 파리는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들어 관광 붐이 일어났었다고 한다. 이에 프랑스 코치빌더 카로서리 큐러스(Carrosserie Currus)가 시트로엥 타입 55 트럭을 기반으로 2층 버스를 만들어 냈다. 센느 강을 따라 운행하는 유람선 바토무슈(Bateaux-Mouche)에서 영감을 얻었다.
2층 데크 구조로 된 이 버스는 최대 승차 인원이 50명이다. 위층은 부분적으로 지붕이 열리는 구조지만 아랫층은 온실처럼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됐다. 해를 거듭하면서 송풍 시스템을 개선하긴 했지만,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운행을 중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부에는 오디오 가이드를 위한 헤드폰이 각 좌석마다 비치돼 있었고 암레스트레 있는 버튼을 누르면 총 여덟 가지 다른 언어가 제공됐다. 어쩌면 지금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총 생산 대수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 큐러스가 열 대 정도의 시트로엥 시티라마를 만들어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이들은 대략 1980년까지 서비스를 이어갔다. 이들 버스 중 한 대가 프랑스 노르망디 인근에 방치된 상태로 남아 있었고 최근 한 여행 유튜브에 이를 발견해 공개했다. 해당 유튜브 영상을 보면 다행히 노르망디 클래식이라는 단체가 이 차를 복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복원 비용은 대략 40만유로, 한화로 약 5억5000만원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