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2022 파리모터쇼’가 개막했다.
파리모터쇼는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로 꼽히지만, 코로나 이후 처음 진행하는 것으로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이번 모터쇼는 참가 업체들이 크게 줄어 규모가 대폭 축소되어 르노, 알핀, 푸조, DS오토모빌, 다치아, 모빌라이즈, 지프, BYD, 둥펑소콘, 빈패스트 등 13개 완성차 기업 참석에 그쳤다.
반면,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토요타, 렉서스, 혼다 등 굵직한 글로벌 핵심 기업들이 대거 불참했다.
전시 모델들도 내연기관 차들은 대거 빠졌다. 유럽 인기 차종이었던 디젤차는 거의 찾기가 힘든 지경이다. 대신, 세단에서부터 SUV, 미래 컨셉트 차량들이 모두 전기차 버전으로 등장하며 무대를 꾸몄다.
우선, 르노는 브랜드의 아이코닉 모델 ‘르노 4’의 전기차 버전 컨셉트 모델 ‘르노 4에버 트로피’와 패밀리 밴 타입의 모델인 캉구 일렉트릭 모델을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했으며, 시닉 비전 컨셉트카와 메간 E-테크 전기차, 오스트랄 E-테크 하이브리드 모델, 마스터 밴 H2-테크 수소차 버전을 전시했다.
르노 4에버는 B-세그먼트 소형 SUV 타입 모델이다. 오프로드 성향을 강조하며 복고풍 디자인을 추구했다. 전면에 직사각형 그릴에 매트릭스 LED 그래픽을 가미했고 검은색 휀더 클래딩을 적용했다.
르노의 CMF-EV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메간 E-테크는 40~160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96마력~215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회 충전 가능 거리는 300~470km 정도에 달한다.
업계 소식에 따르면 위 두 모델이 현행 브랜드 전기차 조에를 대체하며 새로운 라인업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프랑스 대표 완성차 기업인 푸조는 뉴 408과 e-208, e-엑스퍼드 하이드로젠, 9X8 하이퍼카 등을 소개했다.
특히, 뉴 408 쿠페 크로스오버 모델은 브랜드 양산차 중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모델이다. 새로운 C-세그먼트 패밀리카로 르노의 아르카나(XM3)와 직접적인 경쟁을 펼친다. 파워트레인은 1.2 퓨어테크 엔진 및 1.6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고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각각 128마력 및 180마력(시스템 합산)의 최고출력을 낸다. 차체 사이즈는 308 해치와 508 세단 중간쯤으로 유럽에서 가장 선호하는 차종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
미국차 브랜드 지프는 첫 순수전기차 어벤저(Avenger)를 비롯해 초대형 SUV인 왜고니어 S를 소개했다. 어벤저는 B-세그먼트에 속하는 콤팩트 크로스오버 모델로 순수전기차 라인업 뿐만 아니라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모델로도 나온다.
전기차 버전은 1회 충전으로 최장 400km를 달릴 수 있다. 지프의 eCMP를 스텔란티스그룹에서 더욱 활용성 있게 개발한 STLA 스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주로 유럽 시장 판매를 목적으로 개발되며 한국과 일본 아시아 지역에서 판매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BYD는 7인승 순수전기 SUV 탕(Tang)과 한(Han), 아토3(Atto3), 씰(Seal) 등을 전시했으며, 베트남 빈패스트는 대형 SUV VF9를 비롯해 전기차 VF8, VF7, VF6, VF5 등을 선보였다.
이외 눈에 띄는 차는 스타트업 완성차 기업 NAMX에서 전시한 HUV 모델이다. 유명한 자동차 디자인 하우스 피닌파리나에서 설계한 이 차는 고정식 수소 탱크와 더불어 여섯 개의 탈착식 보조 수소 탱크 슬롯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소를 연료로 최장 주행 가능 거리는 800km에 달한다. 필요에 따라 후면 범퍼에 숨어 있는 수소 탱크를 떼어내어 별도로 충전할 수 있다.
이 차의 본격적인 양산은 2025년이며, 출시 때에는 두 가지 트림 버전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첫 번째는 엔트리 레벨 모델로 뒷바퀴굴림, 296마력, 제로백 6.5초, 최고시속 200km의 제원을 갖는다.
두 번째 버전은 사륜구동 모델로 최고출력 542마력, 최고시속 250km, 제로백 4.5초의 제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