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 200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며 국내 자동차 시장에 본격 진출한지 20년이 됐다. 내년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출시와 경영정상화 등의 밝은 미래를 약속했지만 국내 전기차 생산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9일 한국지엠은 GM의 한국 출범 20주년을 맞아 경남 창원에 있는 창원공장에서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김병규 경상남도 경제부지사, 금속노조 김준오 한국지엠지부 지부장, 유승종 창원지부장 등이 참여했다.
20년간 9조원 투자...한국 자동차 산업 이끌어
GM은 한국시장 진출 20년 동안 한국 경제에 이바지함은 물론 자동차 산업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해왔다.
구체적으로 한국지엠은 ▲총 9조원 이상 투자 ▲약 2600만대(완성차 1200만대, 반조립 부품 1400만대 이상) 차량 생산▲약 2400만대(완성차 960만대, 반조립 부품 1440만대) 차량 140개국에 수출 ▲약 50종의 쉐보레와 캐딜락 차량 국내시장에 판매 ▲국내 공급업체로부터 약 100조원 이상의 소재 및 부품 구매 ▲약 1만2000명의 임직원을 고용하고 국내 수십만 개의 일자리 창출 ▲700대의 차량 기부, 20만 시간 이상의 자원봉사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해 노력 등을 해왔다.
이에 대해 렘펠 사장은 "국내 최대 외국인 투자기업인 GM은 지난 20년 동안 수십만 일자리를 창출하며 국내에서 차량을 생산, 판매, 수출하고, 글로벌 차량을 디자인, 개발하는 등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꾸준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계속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지엠은 현재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며 "지난 4년간 우리는 한국에서 500만대 생산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덧붙였다.
신차를 위한 공장 재설비...목표는 흑자전환
한국지엠은 이날 새롭게 탄생한 창원공장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와 함께 이곳에서 생산될 차세대 CUV를 기점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회사는 앞서 창원공장에 9000억원, 부평공장에 2000억원을 투자하며 대대적인 설비 보강을 해왔다. 이 중 1991년 경차 생산 위주 공장으로 세워진 창원공장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시간당 60대의 차량 생산 역량을 갖추게 됐다. 프레스, 차체, 조립 공장은 최신식 생산 공장으로 탈바꿈되었으며, GM의 최신 글로벌 표준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인체공학적 공정 설계 및 주요 공정의 자동화를 더욱 강화해 시간당 생산량을 크게 높였다. GM의 이같은 투자는 내년에 생산될 차세대 CUV 생산을 위해서였다.
회사는 8년간 이어진 적자 전환도 끊어내겠다는 포부다. 행사에 참석한 에이미 마틴 CFO는 "내년 우리의 목표는 흑자전환이고 이를 위해 우리는 크게 2가지를 고려하고 있다"며 "첫 번째로는 많은 차량을 생산하는 것과 두 번째는 내수에 판매되는 제품 가격 그리고 사양 수준, 판매 수당 전략 등이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미네르트 한국지엠 영업 서비스 마케팅 부사장은 "우리가 가진 기회는 지금이다"며 "고객을 더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더 큰 존재감의 제품을 선보이고 이를 통해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또 지속적인 신차 출시로 고객 선택폭을 넓혀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럼펠 사장은 "한국지엠은 쉐보레 브랜드 런칭에 이어 멀티브랜드 전략을 통한 내수 판매 확대를 꾸준히 해왔다"면서 "쉐보레·캐딜락 등 지엠의 새로운 차량을 한국시장에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공장에서의 전기차 생산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준오 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장은 "저는 지부장이기 전에 한국지엠의 직원으로서 고객들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차세대 CUV가 성공하고 이것을 부평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고"고 말했다.
하지만 렘펠 사장은 이에 대해 "현재 부평·창원 공장은 풀가동을 하고 있어, 전기차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 또 전기차 생산 결정은 많은 이해 관계자가 연계되어 있고, 이를 결정할 절차가 시작되지 않았다"며 "여러 이해 관계자들의 조율이 필요하다. 한국이 후보지가 될 수 있고, GM은 한국에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