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미국 판매량이 전년·전월 대비 모두 증가했다. 반도체 부품 수급난·글로벌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양사는 전기차 판매에서 다른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기아 EV6 올해 들어 가장 낮은 판매를 기록했다.
2일 현대차·기아 미국판매법인에 따르면 10월 합산 판매량은 총 12만323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4128대)보다 8% 늘었다. 현대차는 6만604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5만6761대) 대비 7% 증가했다.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판매가 실적을 이끌었다. SUV는 전체 판매 대수 중 4만351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싼타크루즈가 301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투싼은 1만5066대로 55%, 쏘나타는 6796대로 22% 늘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4353대로 전년 동기(5300대)와 비교해 17.9% 마이너스 성장했다.
기아는 10월 5만827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2067대)과 비교해서 11.9% 늘었다. 스포티지의 경우에는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의 판매 증대로 1년 전보다 118% 판매량이 늘었다.
랜디파커(Randy Parker) 현대차 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친환경차 라인업이 10월 판매에 있어 크게 이바지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시행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해 판매량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IRA는 북미에서 조립되고, 배터리 자재 혹은 부품을 미국·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일정 비율 이상 조달한 전기차에 한해 중고차는 최대 4000달러(약 524만원), 신차는 최대 7500달러(약 983만원)의 보조금을 세액 공제 형태로 지급하는 법안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지난달 1579대가 팔려 9월(1306대) 대비 20.5% 늘었다. 또 8월(1516대)과 비교해서는 소폭 증가해 2달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반면 기아 EV6는 10월 1186대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17.6% 줄었다. 특히 EV6의 이달 판매량은 지난 2월 판매를 시작한 이후 가장 저조한 기록이다.
두 모델은 지난달 판매량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평균 판매량이 줄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6월까지 아이오닉5의 평균 판매대수는 2282대였다. 하지만 7월부터 판매량이 2000대 미만으로 떨어졌고 최근 넉 달간 평균 판매는 1594대로 하락했다. 기아 EV6의 평균 판매량도 2513대에서 1545대로 떨어졌다.
업계관계자는 "두 모델 평균 판매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우려할 만한 사항은 아니다"며 "신차 판매가 정점을 찍은 뒤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드는 페이드아웃 현상에 반도체 공급 차질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