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3년 세계 최초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기아 스포티지가 출시 30주년을 맞았다. 이 기간에 스포티지는 소비자들의 큰 인기를 누리며 기아를 대표하는 차종으로 발돋움했다.
최근 출시된 기아 스포티지 5세대는 진보적인 디자인과 차급을 뛰어넘는 실내공간으로 이전 세대와는 다른 특징을 가졌다. 이번에 시승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정숙성, 탄탄한 주행감각, 부드러운 승차감을 갖췄다.
외관은 기아가 그리는 미래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미리보기 같다. 타이거 노즈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한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를 연결해 당당하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실내는 12.3인치 계기판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을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더 좋은 차를 타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시야각에 따른 화면 왜곡을 줄여 정보를 더 쉽게 인지할 수 있게한다.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과 달리 차는 묵직하게 움직인다. 이전세대 대비 덩치가 커진 것도 있지만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는 가볍지 발에 충분히 힘을 주고 밟아야 한다. 안정적이지만 초반 적응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 차의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35.7kgf·m의 힘을 발휘하는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에 구동 모터를 더했다. 연비는 ℓ당 16.7km다.
저속 구간에서는 하이브리드만의 장점들이 드러난다. 우선 실내는 바깥 소음이 더 크게 들릴 만큼 조용하다. 그리고 가뿐한 가속도 운전의 답답함을 줄인다. 다만, 속도를 높여 달리면 차의 분위기가 바뀐다. 과급 장치 중 하나인 터보가 장착된 탓에 터보렉(터보엔진이 성능을 발휘하기까지 약간 시간이 걸리는 현상)이 전달된다. 주행 질감도 거칠어진다.
주행모드는 스포츠·에코 등이 있다. 체감 차이는 크지 않다. 오히려 주행 모드를 바꾸면 엔진 배기음이 거칠게 유입된다. 장점으로 꼽히던 정숙성에 해를 끼치는 순간이다. 도심형 SUV를 지향하는 스포티지와는 결이 다른 느낌이다.
이 중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다고 느낀 부분은 승차감이다. 분명 윗급의 차량이나 세단 같은 부드러운 주행감각은 아니다. 보통의 SUV에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라이드(E-Ride)와 이핸들링(E-Handling) 기술은 차급을 뛰어넘는 승차감을 만들어준다.
2가지 기능은 과속 방지턱을 넘었을 때 힘을 발휘한다. 이라이드는 차량이 운동 방향과 반대 방향의 관성력을 발생하도록 모터를 제어해 쏠림을 완화해준다. 이핸들링은 모터의 가·감속으로 전·후륜의 하중을 조절해 주행 안정성을 높여준다.
차가 많은 도심에서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을 사용했다. 운전대 오른쪽 위 끝에 있는 버튼을 눌러 켜고 끌 수 있다. 이 중 하나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평범한 상황에서의 대처 상황뿐만 아니라 차가 급작스럽게 끼어드는 돌발 상황에서도 앞차와의 거리를 잘 조절했다. 차로 중앙도 잘 잡아주어 잠시 피곤할 때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의 운전실력을 갖췄다.
스포티지는 기아의 핵심 모델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기아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차종이다. 미래 지향적인 모습은 물론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LPG까지 이르는 파워트레인도 보유했다. 동시에 차급을 뛰어넘는 상품성 갖췄다. 혼자 또는 가족들과 함께 타도 누구나 만족할 만한 최적의 차량이다. 가격은 1.6 터보 하이브리드 프레스티지 3109만원, 노블레스 3269만원, 시그니처 3593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