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자동차 산업이 공급망 위기에도 불구하고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왔다. 내수 판매는 소폭 줄지만 수출이 늘며 산업 수출액이 530억달러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자동차산업 평가 및 2023년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판매에 있어서 미국은 10.8%, 서유럽은 9.8%, 일본은 7.2%, 러시아를 포함한 동유럽은 29.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한국은 비교적 낮은 감소율인 4.2%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KAMA는 "2022년 국내 자동차산업은 연초부터 발생한 러-우 전쟁,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공급망 차질, 반도체 수급 부족 등 연이은 글로벌 악재로 생산 차질이 빈번하게 발생하였으나, 하반기 반도체 공급 개선으로 생산 증가함에 따라 내수 및 수출 동반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내수는 친환경 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인기에도 불구하고 공급 감소로 높은 대기수요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3% 감소한 169만500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은 국산차의 판매 호조세 및 환율 효과로 11.7% 증가한 228만대, 수출액 또한 고가격 차량 수출 증가로 14.1% 증가한 530억달러로 역대 최대금액 경신 예상했다. 생산은 각종 글로벌 악재로 반도체 및 부품 수급난이 지속되며 상반기 차질을 겪었으나 하반기 높은 회복을 보이며 6.9% 증가한 370만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전망에 대해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의 회복과 더불어 누적 수요가 이연되며 소폭 성장이 기대되나, 팬데믹 이후 각국 통화 정책의 긴축 전환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견되며 고물가·고금리가 신규 수요를 일부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판매는 누적된 대기수요가 해소되고 전년도 저조한 실적의 기저효과로 플러스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나 경기침체로 인한 가계 가처분소득 감소와 고금리가 신규 수요를 제한하여 전년 대비 1.5% 증가한 172만대로 전망된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침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한 전기차 수출 차질, 러시아 수출 중단 등의 악재가 있지만, 국산차의 높은 상품성과 더불어 고환율 지속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며 3.1% 증가한 235만대로 예상된다. 생산은 견조한 국내외 수요를 바탕으로 각종 원자재 및 반도체 수급이 원활히 진행될 경우 1.4% 증가한 375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강남훈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올해 자동차 시장은 미·중 패권 경쟁 등 자국 중심의 보호무역 확대, 반도체 부족과 연이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도 불구하고, 국내 완성차와 부품업계의 노력으로 생산을 확대하였으며, 정부 또한 공급망 차질 해소 노력이 더해져 역대 최대 수출 금액 530억불을 달성함으로써 국가 경제에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 국내 시장은 2년 연속 감소의 기저효과로 인해 소폭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나, 경기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자동차와 같은 내구재 소비 여력이 위축될 우려도 있는바, 코로나19와 공급망 차질로 한계에 직면한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내수 위축으로 인해 경영 악화가 가중되지 않도록 개별소비세 감면 연장 등 다양한 소비 지원과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