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사명을 바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년이 지난 현재 실적은 물론 브랜드 가치까지 성장하며 앞으로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 기아자동차는 사명을 '기아'로 바꿨다. 당시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금 이 순간부터, 고객과 다양한 사회공동체에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기아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당시 선택은 과감하지만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사명은 물론 엠블럼 디자인, 슬로건까지 모두 손봤다.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기업으로 태어나자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동그란 원 안에 KIA 알파벳이 자리했던 기존 엠블럼은 같은 알파벳을 필기체로 흘려 쓰는 방식으로 바꿨다. 슬로건은 놀라운 힘을 뜻하는 'The Power to Surprise'에서 영감을 주는 움직임이라는 'Movement that inspires'로 변경됐다. 기아는 기존에 쓰던 명함은 물론 사무용품 등에 새로운 디자인을 입히기 위해 8000억원이라는 거금도 들였다.
변화의 힘은 컸다. 디자인만 바뀐 것이 아니었다. 브랜드 가치 상승은 물론 여러 성과로 이어졌다. 같은 해 10월 글로벌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기아는 전년 대비 4% 성장한 61억 달러(약 7조7915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하며 86위를 달성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에서만 두 개의 브랜드가 이름을 올린 것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브랜드 가치를 더하면 200억 달러(약 25조5360억원)를 넘어섰다.
지난해 9월 미국에서는 웃돈이 붙는 브랜드로 이름을 날렸다. 자동차 정보사이트 에드먼즈에 따르면 기아는 표시 가격보다 평균 약 6% 높은 실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는 현대차, 혼다, 랜드로버의 4%보다 높은 수치다. 이는 현지 소비자들이 기아 브랜드와 차량을 더 높이 평가한다는 뜻이었다. 국내 소비자들도 바뀐 사명과 로고에 대해 "이전에 쓰이던 것보다 더 나아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적도 성장했다. 기아는 2020년 매출액 59조1681억원, 영업이익 2조664억원, 순이익 1조487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액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1.78% 성장한 것이었다. 사명을 바꾼 2021년에는 각각 69조8624억원, 5조657억원, 4조76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약 10조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약 3조원가량 증가했다. 올해도 이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도 이를 성공적인 변화였다고 말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 교수는 이미지가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기아의 이미지가 바뀌었다"며 "그전까지는 현대차의 동생 이미지가 있었다. 사명을 바꾼 이후로는 이를 벗어나 독립성과 완성도 그리고 차별화가 가능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사명·엠블럼 변화는) 판매에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시점에 기아가 사명, 엠블럼 등을 바꾼 것은 적절한 시점이었다"며 "현재까지 긍정적인 변화로 생각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