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출범 7년 만에 이뤄낸 성과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후발주자로써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는 평가다.
8일 현대차와 오토모티브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13만5045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국내의 경우 3년 연속 10만대를 넘었다. 또 지난해(13만8756대)와 비교했을 때 판매량은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현대차 내 판매 비중은 19.1%에서 19.6%로 0.5%p 올랐다.
미국에서는 총 5만6410대를 판매해 사상 처음 연 5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4만9621대) 대비 14%, 2020년(1만6384대) 대비 244% 성장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의 신차 판매 대수가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을 생각하면 의미있는 성장세다. 유럽에서는 판매량이 크게 뛰었다. 아직 지난해 12월 판매량이 집계되지 않았지만, 이미 1~11월 누적판매는 2352대로 전년(552대) 대비 326% 성장했다. 제네시스는 유럽에서 G80, GV80, G70, GV70 등 6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로 출범 8년 차를 맞은 제네시스가 이런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높은 상품성, 안전, 디자인 등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자사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선정한 엔지니어링 상을 받았다. 해당 상은 J.D.파워 초기 품질연구(IQS)와 신차 상품성 조사(APEL) 결과 두 가지 평가를 종합해 이뤄진다. 즉 까다로운 현지 품질 평가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G90는 세계적 권위의 자동차 전문지인 모터트렌드가 발표하는 2023년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GV70는 미국 유력 자동차 전문지가 시행한 중소형 럭셔리 SUV 모델 비교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GV60, G80도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에서 진행하는 충돌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네시스의 경우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아직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여러 방면에서 자동차 선진국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그 배경에는 디자인, 뛰어난 상품성 등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제네시스의 성장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제네시스 판매 및 손익 성장 견인한 송민규 부사장을 제네시스사업본부장에 임명했다. 제네시스가 내세운 202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중단, 2030년까지 전기차 17종 출시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또 미국 현지공장에서는 GV70 전동화 모델이 생산되고 GV80의 파생모델인 GV80 쿠페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