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곽 도로를 달리다 보면 양손을 하늘로 올리고 굉음을 내며 달리는 폭주족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들 몇몇은 주말엔 가죽 재킷에 선글라스를 쓴 바이크족으로, 주중엔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 혹은 사장님이 되기도 한다. 이런 성공과 여유를 함께 잡은 이들을 위한 차가 등장했다.
GM은 지난 7일 국내 최초 풀사이즈 픽업트럭 GMC 시에나 드날리 모델을 공식 출시했다. 판매 가격은 9330만원부터 9500만원까지다. 미국 판매 모델보다는 비교적 싼 가격에 들어왔지만, 국내 사정에 맞지 않는 큰 차체에다 일반에게 가격 접근성이 크게 좋은 편은 아니라는 평가도 받았다. 이에 GM 한국사업장 마케팅팀은 타깃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었다.
정정윤 GM 한국사업장 최고 마케팅 책임자는 “GMC 시에라는 다른 표준형 픽업트럭들과는 확연하게 차별화된 과감한 디자인과 웅장한 규모의 사이즈, 최첨단 사양의 기능을 지녀 트렌디하고 다양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한다”며 “국내 고객의 핵심 타깃층을 40, 50대 성공한 프로페셔널, 사업가 남성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국내 판매를 시작하는 시에라는 지금까지 5세대를 거치며 진화한 GMC의 대표 모델로 정통 아메리칸 픽업트럭을 상징한다. 풀박스 프레임 보디와 강력한 퍼포먼스, 견인 능력, 편의성 및 실용성을 겸비한 것은 물론, 최근에는 첨단 고급 편의사양까지 적용했다. 국내 판매 모델은 V8 6.2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에 10단 자동변속기로 파워트레인을 구성한 최상위 버전 드날리 단일 모델로만 판매된다. 엔진 라인업으로 본다면 국내 판매되고 있는 쉐보레 타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출력·토크 사양이 모두 같다.
차체는 풀사이즈 SUV인 타호보다 크고, 심지어 길이로는 국내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하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롱바디 버전 ESV 모델보다 약 10cm 정도가 더 길다. 길이는 5890mm, 너비는 2065mm, 높이는 1950mm이며 5인승 크루캡 숏박스 타입이다. 프런트 페시아 시그니처 드날리 크롬 그릴과 알파벳 ‘C’를 형상화한 주간주행등, 듀얼 LED 프로젝션 헤드램프, 크롬 인서트가 들어간 보디 컬러 범퍼, 크롬 프런트 토우 후크와 크롬 아웃사이드 미러 등이 적용됐다.
국내 시장은 아직 하이엔드 픽업에 대한 수요가 불확실하다. 여기 노림수가 될 수 있는 것이 정확한 타깃 분석이다. 할리데이비슨의 고객층이 여기에 부합한다. 할리데이비슨은 자유를 상징하는 미국 문화를 배경으로 이를 동경, 혹은 그리워하는 40~50대 전문직군 종사자들이 주요 고객들이다. GMC 역시 이런 타깃을 노린다.
행사에서 쇼케이스로 선보인 시에라 차량에는 할리데이비슨 바이크가 실려 있었다. RV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점도 있지만, 주요 고객층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만한 것에 포인트를 준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할리데이비슨과 협업한 스페셜 버전 시에라 모델도 등장했다. GMC 브랜드 공식 모델은 아니지만, 문화적 이해관계 및 접점을 통해 콜라보를 이룬 경우다. 시에라-할리데이비슨 스페셜 모델은 픽업트럭 전문 튜닝 회사인 투스카니 모터 컴퍼니에서 250대 한정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