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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격상한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모’ 아니면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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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격상한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모’ 아니면 ‘도’”

中 전기차 강국으로 부상 중,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 긴장
전기차로 현대차그룹의 권토중래, 시장 상황 예전과 달라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3-03-23 15:44

지난 20일 중국에서 최초로 공개한 기아 EV5 컨셉트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일 중국에서 최초로 공개한 기아 EV5 컨셉트 사진=기아
한국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차가 세계 시장을 향해 뻗어가고 있는 가운데, 적진 한 가운데로 돌진하듯 중국 시장에 현대차그룹이 본격적으로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산업이 수출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동차 수출국 세계 2위에 올랐다. 지난해 중국은 311만대의 자동차를 수출하며 독일과 한국을 제쳤다. 최근 중국의 관심사는 유럽 시장에 쏠렸다. 상하이기차, 지리자동차, BYD 등 중국 주요 업체들은 중국 유럽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 중이다.

유럽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의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해 말 기준 3만1829유로(4248만원)로, 유럽 전기차 5만5821유로(7451만원) 보다 낮았다. 지난해 12월 상하이기차와 지리자동차의 유럽 판매는 전년대비 각각 308%, 80% 늘었다. 최근 중국 자동차는 기술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BYD, 장성기차 등의 유럽 모델은 현지 신차 안정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하며 달라진 위상을 입증했다.

한편, 지난 20일 기아가 현지에서 EV5 전동화 모델을 공개하며 중국 시장 재공략을 본격화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업계 시각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분명 글로벌 톱티어로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 중국은 공략이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더욱 밀도가 높아진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은 다소 처질 수 있다는 게 일부 분석이다.

지난 사드 보복 사태 이전과 이후에도 중국 시장은 테슬라의 선전으로 전동화 시장에 진입이 어려웠고 지금은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로 시장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전기차 판매 순위로 전 세계 20위권 순위에 든 중국 기업이 12개나 된다는 자료도 집계됐다. 2위인 상하이차, BYD 4위, 창청 8위, 광치 9위, 지리 10위, 체리 13위, 샤오펑 14위, 창안 15위, 니오 16위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6위에 올라 있다. 현대차그룹보다 상위인 곳이 이미 2곳이나 있는 상태다. 거기에 테슬라까지 합류한다.

이런 시기에 현대차그룹이 리스크를 떠안고 시장에 재진입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점유율을 한창 높여갔던 때와는 달리 지금 중국 시장은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전기차 전장으로 변모했다. 중국은 현재 자국 전기차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자국 보호 정책을 핑계로 흡수한 기술력이 빛을 발하는 시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291만대로 전 세계의 60%를 차지했다. 1위를 달리던 테슬라는 점유율를 지속적으로 내어주고 있으며, 이미 자국 내 전기차 기업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현대차그룹의 중국 내 성공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도 없다. 정치적 갈등 및 전기차 전환 대응이 늦어진 일본차 브랜드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차 브랜드를 제외한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점유율 확보는 좀 더 수월해진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동화로의 전환 시기를 빠르게 앞당긴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중국 당국은 2030년까지 자국 내 판매되는 차의 절반을 모두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요가 많아지는 만큼 기회도 커질 것이라는 의미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외국기업의 지분 제한을 전면 폐지했다. 중국 당국은 1994년 자동차 공업 산업 정책을 발표하면서 완성차 제조 기업에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했었다. 또 외국 자본이 자국 내 공장을 설립할 때 2개 이하로 공장 개수를 제한하던 규정도 폐지했다. 미국과 EU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와 CRMA(핵심원자재법)로 자국 보호 카드를 꺼내 든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 규모는 빠르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에게 있어 중국은 전기차를 캐낼 수 있는 노다지와 같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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