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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경차 기준, 이제 ‘준소형’이란 말 나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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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경차 기준, 이제 ‘준소형’이란 말 나올 듯

고급화되는 경차, 가격대도 상향 평준화로 전향
시장 내 새로운 패러다임, ‘전동화 전환’이 이상적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3-07-11 13:46

(왼쪽부터) 더 뉴 기아 레이 그래비티, 더 뉴 기아 모닝, 현대차 캐스퍼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더 뉴 기아 레이 그래비티, 더 뉴 기아 모닝, 현대차 캐스퍼 사진=각사
대한민국 대표 국민 경차로 잘 알려진 기아 모닝이 지난 4일 부분변경을 이루고 출시를 알렸다. 확 바뀐 외관 디자인과 동급 최고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및 편의사양을 갖췄지만, 판매 기대보다는 비싸진 가격에 대해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경차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소비 양극화와 고급화를 포착한 제조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출시한 캐스퍼는 신차 효과가 떨어지고 있으며 전반적인 경차 판매량 역시 줄고 있는 가운데, 제조사는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고 수익성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기아는 부분변경 모델인 더 뉴 모닝을 출시하면서 기존 모델 대비 평균 100만원 정도를 더 올렸다. 최상위 트림에 풀옵션으로 견적을 뽑으면 최대 1925만원까지 가격이 치솟는다. 풀옵션으로 선택한다면, 여러 가지 운전자보조기능은 물론 충돌 방지 능동형 보조 기능과 눈부심을 방지하는 첨단 하이빔 자동 조절 기능까지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등의 시스템 업그레이드도 이뤄 편의성도 매력적이다. 해당 기능들을 금액으로 따지면 가격 인상분을 넘어선다.

다만, 가격이 오르면서 경차 혜택을 기대했던 고객층이 빠져나갈 우려는 있다. 경차 시장 자체에 위기감이 감돌게 되는 셈이다. 2000만원에 육박하는 모닝의 가격은 한 체급 위에 있는 소형차들과도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최근 출시한 쉐보레 트랙스의 경우 2068만원부터 시작한다. 트랙스의 시작과 모닝의 끝이 거의 맞물리는 가격대다. 심지어 아반떼 가격은 1975만원부터 시작하니 경차와 소형차의 경계가 무너졌다.

경차 시장의 몰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경차 인기가 시들해진 데에는 가격 이외에도 고객들의 대형차, 고급차 선호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작은 차는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었다. 특히, 경차가 그렇다. 구매를 망설이게 했던 가장 큰 원인이다”라며, “조금 더 보태서라도 안전한 차를 타야지 하는 소비 심리가 크게 작용했고 경계가 없는 가격이 ‘큰 차’ 선호 경향으로 옮겨간 거 같다”고 말했다. 경차의 고급화 전략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차 시장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겨나는 분위기다. 전동화가 대표적이다. 유럽이나 일본처럼 경차의 상품성과 다양성을 살리면서 싸고 허름한 차의 이미지를 벗는다. 상위 제품들과 경계가 허물어지며 새로운 영역이 만들어질 수 있다. 다양성 확보에도 유리하다. 곧 출시를 앞둔 기아 레이EV와 캐스퍼 전동화 모델 등이 이를 방증한다. 경차에 대한 정부 차원 혜택이 여전하니 수요는 꾸준할 것이며 제조사 입장에서도 수익성 개선이 따를 수 있는 일이다.

이제 소비자가 바라보는 경차 기준도 높아진다. 운전석에 앉아보면 준중형, 중형 차종과 공간이나 편의성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 고급차에나 들어갈 법한 최첨단 기술들은 이미 축적된 노하우가 있다. 이정도 차급이 되면 규격에만 맞췄을 뿐 ‘준소형차급’라 부르는 게 더 맞다. 향후 정부 차원에서 경차 규격에 대한 개정이 있을 수도 있다. 다만, 지금까지 영위해왔던 내연기관차의 경차 시장이 유지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의 의견이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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