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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상품성 한스푼에 퍼포먼스 한스푼 더해 완성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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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상품성 한스푼에 퍼포먼스 한스푼 더해 완성한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작고 강한 1.35리터 엔진 탑재, 156마력에 24.1kg·m 발휘
초기 가속 반응은 민감하지만, 고속에 이르는 속도는 빨라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3-07-28 06:00

쉐보레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쉐보레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그 집에서는 요즘 뭔 꿍꿍이가 있다.” 한국지엠이 최근 강남에 오픈한 ‘하우스 오브 지엠(House of GM)’의 말이다. 수출에 힘을 실어 재기 충전을 노리고 있는 한국지엠은 사전계약부터 판매고의 기염을 토했던 트랙스 시승행사를 여기서 했고 불운의 지난 3년을 만회하기 위해 등판한 트레일블레이저도 이곳에서 시승행사를 치렀다.

지난 25일 치러진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1세대 페이스리프트)의 시승행사는 다소 어수선하긴 했지만, 나름 블록버스터급 대규모 이벤트로 진행됐다. 준비해놓은 시승차는 총 30대(2인1조로 편성)로 잘나가는 현대차·기아의 행사 때와 비슷한 규모다. 더 K-호텔에 출발해 한국지엠이 직접 마련한 여주 IC 근처 오프로드 체험장까지 고속도로를 달렸다.

이번 페이스리프트 트레일블레이저의 상품 설명에서는 유독 파워트레인이 강조됐다. 1.35리터 직렬 3기통 가솔린 E-터보 엔진에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스위처블 AWD(Switchable AWD)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고 했다.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는 24.1kg·m를 발휘한다. 모두 독특한 구성이다.

부분변경 모델이면서도 외관보다는 내실에 더 힘을 쏟았다. 엔진은 동일한 구조지만, 배기량이 1.2에서 1.35로 늘었는데, 출력과 토크가 각각 17마력, 1.7kg·m가 증가했다. 여기에 CVT(무단변속기)와 함께 9단 자동변속기를 RS와 액티브 트림에 추가 적용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AWD와는 달리 특정 주행 환경에서 프로펠러 샤프트의 동력 전달을 차단해 FWD(전륜구동) 모드로 변경해준다. 효율적인 특성과 안정적인 주행을 동시에 잡겠다는 의도다.

바짝 마른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주행모드를 바꿔봐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다만, 오프로드 코스로 들어갔을 때는 접지력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 차급에, 이 정도 소형 엔진에 9단 자동변속기를 넣은 것도 또 사륜구동 시스템을 넣은 것도 이해가 잘 안 되었지만, 편견을 접고 사고를 좀 더 유연하게 해본다면 나름 훌륭한 조합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운전의 재미가 아니라 일상에서의 효율성과 실용성을 말한다. 변경된 실내 디지털 디스플레이도 실용성에 포함된다.

다만, 걸리는 부분은 시승한 모델이 ‘RS’라는 것이다. 다소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오는 상황이다. 모르긴 몰라도 RS라는 배지는 ‘Racing Sport’ 혹은 ‘Rally Sport’ 라는 뜻으로 통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이날 함께 나온 ‘ACTIV’ 모델 역시 왠지 엄청난 운전 재미가 있을 거 같은 느낌이다. 특히, RS에는 다이내믹한 느낌을 주는 19인치 휠까지 새롭게 적용됐다.

쉐보레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쉐보레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초기 출발 가속이 매우 민감하다. 익숙해지지 않는다면 울컥거림에 불편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매일, 가속 페달을 애인처럼 부드럽게 다룰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구 같은 아내처럼 항상 거칠 게 대할 수도 없는 일이다. 고속에 접어들면 좀 나아진다. 고속까지 차오르는 데에 힘은 떨어지지 않는다. 9단 변속기가 나름 제 역할을 하는 대목이 아닐까도 싶다.

과연 직렬 3기통 엔진으로 이 정도 퍼포먼스를 끌어낸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 엔진은 푸조와 한때 공동개발했다고 한다. 실제 비슷한 엔진이지만, 다른 주행 감각을 보여주니 꽤 인상적이다. 하지만, 영감은 딱 그 정도에서 그친다.

이날 시승행사에서는 한국지엠이 나름 고생해서 만든 오프로드 코스가 있었다. 하지만, 큰 감흥은 없었다. 실제 오프로드 차량과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스펙타클하게 느끼지 못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이유는 (다시 한번) 이 차의 정체성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도심을 주로 달리게 될 콤팩트 SUV인데 선택적 사륜구동 시스템을 굳이 넣어둬야 했을까? 대답은 아마 ‘예스’다. 사람 일이 모르는 것. 언제 어디서든 위급상황은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대비한다고 나쁠 건 없다. 하지만, 이런 배려들이 가격 상승분을 상쇄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또 다른 얘기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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