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 경기 침체 때는 공유 경제가 산업계를 강타했지만, 회복과 동시에 경험과 소유 욕구가 더 앞서기 시작했다. 결국 이를 보완하는 새로운 개념이 탄생하게 됐는데, 바로 자동차 구독 경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구독 시장 규모는 지난해 50억 달러(약 6조667억원)를 초과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MI)에 따르면 자동차 구독 시장은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35%의 성장률로 증가할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구독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시장 수익도 증가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자동차 구독은 현재 완성차 기업(OEM)들과 타사 서비스 공급자(Third-Party Service Provider)로 구분된다. 완성차 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그룹과 볼보자동차, 포르쉐, 닛산, 재규어랜드로버 등의 브랜드 기업들이 속해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브랜드의 ‘현대 셀렉션’, 기아의 ‘플렉스’, 제네시스의 ‘제네시스 스펙트럼’으로 차량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OEM 기업들이 제공하는 차량 구독 서비스는 렌터카와 달리 편의 옵션 사양이 많이 적용된 상위 트림 모델을 제공한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비싼 구독료 탓에 완성차 회사의 차량 구독 사업의 성공 확률은 크게 높지 않은 편이다. 아우디는 물론 토요타, 포드, 캐딜락 등 많은 브랜드들이 차량 구독에 발을 들였지만 몇 년도 채 되지 않아 사업을 물리는 경우가 잦았다. 대신,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자사의 제품 홍보 효과를 위해서라도 사업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편이다. 볼보 케어, 포르쉐 드라이브가 출시한 2018년 이래 브랜드도 덩달아 성장한 것으로 보아 실제로 사업 성장에 적잖이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으로 포르쉐 드라이브의 경우 단기 렌털의 개념을 갖고 있다. 비용은 선택한 모델과 대여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1500마일 주행거리 한도가 있는 911의 경우 일주일에 3000달러(약 400만원)에 조금 못 미치는 비용이 든다. 여전히, 다소 비싼 편이지만 수요는 꾸준한 편이라고 한다.
차량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타사 기업도 있다. 여기에는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허츠(Hertz) 마이카, 식스트 플러스(Sixt+), 바로우(Borrow) 등 기존 리스·렌트 회사들이 가장 규모가 있는 대표 브랜드다. 이들 타사 서비스는 OEM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여러 브랜드의 차종을 제공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신 구독 기간은 대체로 3, 6, 9개월 등으로 살짝 더 길고 제한적 마일리지와 부족한 옵션 사양들이 단점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차종을 제공하는 타사 기업들이 있다. 단기 렌터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쏘카는 지난 2020년부터 ‘쏘카패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여료 할인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데, 라이트패스·슈퍼패스 등 여러 가지 제안이 있었으며 시즌마다 다른 구성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 트라이브’라는 스타트업도 일찍부터 차량 구독 사업을 펼쳤다. 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브랜드 불문하고 다양한 차종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15개 브랜드 차종, 1500대 이상의 누적 차량 운행 대수, 26만6861명의 가입자 수, 월 평균 구독자 수 350명 정도를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