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급 디자인 변경으로 이목을 끈 쏘렌토가 다시 한번 국내 중형 SUV 시장을 강타한다. 이미 국민 중형 SUV로 인식되고 있지만, 상품성 개선을 통해 한 번 더 단단한 입지를 굳히겠다는 의도다. 단순히 상품성 개선 모델로 신차 못지않은 이목을 끌고 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17일 기아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에서 4세대 상품성 개선 모델 더 뉴 쏘렌토의 미디어 쇼케이스 행사를 가졌다. 공식 판매는 18일부터 시작한다.
쏘렌토는 지난 2002년 1세대로 처음 출시해 4세대까지 이어오며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판매량이 가장 많은 모델로 기록됐다. 세단의 강세를 한풀 꺾고 SUV 트랜드를 이끌기도 했으며, 명실공히 브랜드 대표 모델로 자리 잡았다. 특히, 4세대 모델은 현대차의 싼타페를 판매량에서 제치며 ‘형보다 나은 아우’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번 출시된 더 뉴 쏘렌토 페이스리프트는 이런 4세대의 영광을 이어가면서도 트랜드에 맞춰 세련된 디자인을 시도, 다양한 편의·안전 장비를 대거 추가해 상품성을 높인 모델이다.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에 기반한 세련되고 강인한 외관과 더불어 개방감과 편의성을 겸비한 실내를 갖췄다는 게 특징이다. 익스테리어 디자인에는 ‘미래지향적 대담함(Futuristic Boldness)’라는 콘셉트가 적용됐다. 시그니처 스타맵 라이팅 주간주행등(DRL)이 새로워졌으며 볼륨감 있는 후드와 범퍼, 스키드 플레이트가 전면부를 꾸며준다.
측면부는 묵직하고 안정감 있는 기존 4세대 모델의 실루엣을 그대로 가져간다. 추가된 곳은 새로운 디자인의 알로이 휠 정도다. 후면부는 리어 램프 디자인이 변경됐다. 크롬으로 강조를 준 스키드 플레이트가 눈에 띄는 부분이다.
실내는 시장 트랜드에 따라 변화가 분명하다. 인테리어 구성보다는 첨단 스크린을 적용한 페시아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달리했다. 12.3인치 크기의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이 하나로 연결된 듯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핵심이다. ‘경계가 없는 이어짐(Boderless Wideness)’ 콘셉을 연출했다는 게 이민영 내장 디자인 팀장의 설명이다.
상품성 개선 모델인 만큼 디자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비들이 추가됐다. OTA(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와 e하이패스, 스트리밍 플러스, 빌트인캠2, 디지털키2 등은 물론 전방중돌방지보조, 고속도로주행보조2(HDA2) 등 ADAS(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추가된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번 더 뉴 쏘렌토는 최근 풀체인지를 거친 5세대 디 올 뉴 싼타페와 시장 파이를 나누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벌써 1위 다툼에 어느 쪽이 승기를 들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싼타페의 경우 완전히 달라진 디자인으로 신선함과 공간 활용성 등을 강점으로 갖고 있으며, 쏘렌토는 익숙하면서도 조금 더 개선된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 파이를 분명하게 나누는 부분은 타깃 고객층이다. 국내 상품 마케팅을 맡은 김철웅 팀장은 “쏘렌토는 기본적으로 3~40대 패밀리 SUV를 선호하는 고객층을 핵심 타깃으로 잡고 있을뿐더러 실제 구매 고객들도 해당 연령대가 많은 편”이라며 “가족 여행용으로 많이 사용되겠지만, 데일리카로 도심에서 사용하는 빈도가 더 높아서 편의성에 더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싼타페보다는 실생활에 더 적합한 도심형 SUV로 포지셔닝을 하고 차별화를 갖췄다는 뜻이다.
또 다른 경쟁 요소는 파워트레인 라인업이다. 디 올 뉴 싼타페는 2.5 가솔린 터보와 1.6 터보 하이브리드 두 가지로 나온다. 더 뉴 쏘렌토는 2.2 디젤 엔진을 라인업에 유지하기로 했다. 아직 시장에 니즈가 있다는 계산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