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레저, 아웃도어에 대한 니즈는 계속된다. 자동차 시장 RV 열기도 식지 않았다는 뜻이다. 특히, 혹한기나 한여름이 지나면 캠핑의 계절이 돌아온다. 캠핑러와 차박러 등이 유행인데, 매년 그 인구도 늘고 있다.
22일 관광 업계에 따르면 국내 캠핑 인구는 지난 2019년 약 500만명에서 지난해 기준으로 700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이후 약 200만명이 더 늘어났다고 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캠핑에 필수 장비인 자동차도 RV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량 중 RV 차종의 비중은 전체(138만8476대)의 46.3%인 64만3832대가 판매됐다. 이는 전년보다 4.7%가 증가한 수치다. 총 내수 판매량이 전년(143만3605대)에 비해 3.1%가 감소한 만큼 실제 RV 증가 비중은 좀 더 큰 의미를 둔다.
캠핑의 일종인 차박 인기는 대단하다. 숙박 문제를 해결해주며 복잡한 관광지가 아닌 오지에서 여유로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차박은 쉽게 RV 차량 등에서 숙박을 차안에서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던 개념이지만, 이에 걸맞은 차량, 방법 등은 최근 들어 더욱 다양해졌다.
분명 차박에 필요한 것은 차량이 우선이다. 딱히 정해진 형태는 없지만, 잠자리를 만들기에 좋은 차량이 선호된다. 가장 중요한 것이 평탄화다. 시트를 180˚에 가깝게 눕힐 수 있고 그 위에 쿠션 역할을 하는 매트 등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에는 아기자기한 레이 경차를 캠핑카로 개조한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도 뒷좌석은 물론 동반석까지 평탄화 작업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제조사들도 이를 염두에 두고 시트나 실내 공간을 설계한다. 특히, 얼마 전 출시한 디 올 뉴 싼타페의 경우 기존 전형적인 SUV 디자인을 전면 수정해 차박에 최적인 공간을 만들어냈다. 대표적인 것이 ‘테라스를 연상케하는’ 테일게이트다. 미니밴처럼 개방감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오프로드 차량도 차박에 좋은 편이다. 말 그대로 길을 벗어나 ‘여유를 즐긴다’는 차박의 원래 목적을 가장 잘 해석한 차종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차박에는 역시 미니밴이 선호되는 편이다. 오프로드를 달려 산속 깊은 곳으로 갈 것이 아니라면 SUV보다는 미니밴이 좀 더 안락한 여행을 돕기 때문이다. SUV의 경우 아무리 대형이라고 할지라도 천장 높이가 머리에 닿는 경우가 많다. 국내 레저용으로 인기가 높은 미니밴은 단연 기아 카니발이다. 카니발은 상용으로도 많이 쓰이지만, 최근에는 토요타의 시에라가 높은 연비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혼다 오딧세이도 안락한 주행 및 승차감과 다양한 공간 활용성으로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차를 활용한 차박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발전했다. 차 안에서 자는 것 이외에도 루프탑 텐트를 설치한다던가 차량 자체가 도킹되는 꼬리 텐트 등도 차박의 한 가지 방법으로 꼽힌다. 다만, 차량과 함께 설치하는 쉘터의 경우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단점과 별도의 장비에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조금 더 빠져들게 되면 한여름과 한겨울 차박이 가능한 방법을 찾게 되는데, 이럴 때는 무시동 히터나 에어컨 등이 필수가 되며 비용은 또 만만치가 않다.
늦봄과 초가을은 차박 입문자에게는 가장 좋은 계절이다. 이러한 장비 구입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차량이 마련된다면 차박하기 좋은 장소를 찾고 간단한 취사·취침도구들을 챙겨 떠나면 된다. 장소는 비용이 들지 않는 노지 캠핑장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관할 지역에서 화기 사용을 금지하기 때문에 배달음식 포장 등 다른 취식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보통은 오토캠핑장을 이용하는 때가 많다.
캠핑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사건·사고도 많아졌다. 침수 사고, 화재 사고, 질식 등이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쓰레기 등을 가져오는 에티켓과 함께 공공시설에서는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도 요구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