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외장 색상은 자신의 색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선택되기도 한다. 각자의 개성이다. 이것도 나라마다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색상이 달라지기도 한다. 최근 한 외신에서는 ‘2023 최고의 자동차 색상’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우선적으로 무난한 색상을 선호하는 편이다. 흰색, 회색, 검정색, 아니면 곤색,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다. 중고차 가격을 생각해서다. 일찌감치 금박이나 무광은 엄두가 안 난다. 여기 소개되는 독특한 색상은 국내 선택지가 아니다. 수입사들이 그만한 용기가 없다는 건 다행(?)인 일이다.
우선,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어큐라에에서 소개한 ‘고담 그레이(Gotham Gray)’가 눈길을 끈다. 브랜드 대표 스포츠 세단인 ‘TLX 타입 S PMC’ 에디션에서 처음 소개됐다. 무광의 짙은 회색이지만, 옅은 반사광이 명암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각진 캐릭터 라인들은 마치 배트맨 수트나 투구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아우디는 엔트리급 2인승 스포츠카 ‘TT’의 단종을 알렸다. 벌써 오래된 이야기인데 끈적하게 뭔가 남는 게 있다. 얼마 전 미국 전용 50대 한정판 모델을 시판했다. 파이널 에디션 모델에 적용된 색상은 ‘굿우드 그린 펄(Goodwood Green Pearl)’이라고 불린다. 굿우드는 영국의 한 부호가 시작한 자동차 축제로 이제는 세계 전역에서 공식 행사처럼 진행된다.
감당하기 힘든 큰 콧구멍에 감당하기 힘든 색상이 적용된 BMW ‘XM’ 모델이 눈길을 끈다. 사진은 어반 그린이 적용된 XM 모델. 그리고 캐딜락에서는 ‘사이버 옐로우(Cyber Yellow)’를 내놨다. 잘 정제된 순금에 광을 낸 거 같은 색이다. 캐딜락이 고성능 부문 20주년을 기념해 ‘CT4-V’, ‘CT5-V 블랙윙’ 모델에 적용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오렌지 플레임 메탈릭(Orange Flame Metallic)’을 ‘SL63 Big Sur’ 에디션 모델에서 소개했다. 이 색상에서 캘리포니아가 연상된다는 데, 색감은 보는 시선에 따라 달라 보인다는 것도 사실이다.
열정을 상징하는 롤스로이스의 ‘라 로즈 노이어(La Rose Noire)’ 색상, 이보다 조금 더 강렬한 테슬라의 ‘울트라 레드(Ultra Red)’도 시선을 사로잡는 선택지다.
그렇다고 꼭 비싼 차만 다채로운 색상을 가진 건 아니다. 토요타에서는 역설적으로 ‘블루 플레임(Blue Flame)’이라는 색상을 2024 GR 코롤라 45주년 모델에서 선보였다. 우리 말로는 ‘작은 고추가 맵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적용된 특별한 색상은 한정 기간에만 판매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