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신 등에 따르면 자동차 브랜드들의 각축장으로 불리는 미국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링 모델 톱 20이 공개됐다.
몇 년간의 공급망 및 팬데믹 문제 이후 2023년은 자동차 판매의 해로 거듭났다. 차량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가운데도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가 지난해 판매 증가를 보였으며, 그 중 일부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와 같은 큰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당연하게도 픽업트럭과 SUV가 여전히 미국 도로를 지배하고 있지만, 이외 베스트셀러 중에는 몇 가지 놀라운 변화도 있었다.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으로는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어김없이 포드 픽업트럭 F-시리즈가 차지했다. 판매량은 75만789대로 단일 모델이 현대차(전체 라인업)가 지난해 국내에 판매한 양과 거의 맞먹는다. 참고로 지난해 현대차의 내수 판매량은 총 76만2077대였다. 자그마치 41년 동안 연속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로, 그리고 46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픽업트럭으로 이름을 올렸다. 계산해본다면 49초마다 한 대의 F-시리즈 픽업이 판매됐다는 계산도 나왔다.
두 번째로 미국에서 많이 판매된 차는 쉐보레 실버라도다. F-시리즈와는 라이벌 관계로 지난해 판매량은 55만5148대를 기록했다. 램(RAM) 픽업과 치열한 경쟁 끝에 올해는 2순위를 기록했다. 실버라도는 국내 도입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빗발치는 모델 중 하나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 3위는 램 픽업트럭이다. 이들도 F-시리즈만큼이나 체급과 라인업이 다양하다. 지난해 이들 총 판매량은 44만4926대였다.
의외인 것은 4위부터다. 우선, 국내에도 판매되고 있지만, 인기를 많이 끌지 못하고 있는 토요타의 라브-4가 4위를 차지했다. 토요타 라브-4는 지난해 미국에서 43만4943대가 판매됐다. 픽업과는 달리 사회 초년생을 겨냥하는 가성비와 내구성이 좋은 차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로 보인다.
5위는 테슬라 모델 Y가 차지했다. 충전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40만3897대 판매량을 기록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 시장 활성화와 신규사업 개척에 속도전이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6위는 4위와 마찬가지로 일본 브랜드인 혼다의 CR-V이다. 한때 국내에서도 불매운동 이전에는 꽤 인기가 높았던 차종이다. 준중형 SUV로 제품력을 바탕으로 대중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이유를 찾아 볼 수 있다. 혼다 CR-V 판매량은 36만1457대이다.
7위로는 GMC의 시에라, 8위는 토요타 캠리, 9위는 닛산 로그, 10위는 지프 그랜드 체로키가 차지했다. 판매량은 각각 29만5737대, 29만649대, 27만1458대, 24만4594대다.
10위 이후로는 토요타의 픽업트럭 타코마와 세단 코롤라가 곧바로 뒤를 이었고 테슬라 모델 3가 21만3000대로 13위를 차지했다. 쉐보레 이쿼녹스가 근소한 차이로 현대차 투싼을 앞질렀다.
투싼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은 20만9624대를 기록했다. 비록 15위를 차지한 투싼이지만, 국내 판매량이 5만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미국에서 크게 성공한 셈이다.
16위와 17위는 모두 혼다 브랜드가 차지했으며 18위는 포드 익스플로러가 18만6799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어 19위 토요타 하이랜더, 20위는 스바루의 아웃백이 16만1814대를 기록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전반적으로 본다면 픽업트럭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를 일본 브랜드가 미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다행히 현대차 중에서도 투싼이 순위에 들었지만, 라인업 확장이나 실용적인 목적으로 일본 브랜드를 겨냥하는 것이 앞으로 더 시장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