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 시장 전망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가 줄었고, 저가 경쟁을 위해 다양한 차종이 등장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친환경차 분야에서 전기차와 함께 현재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시장에서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망이다. 충전에 대한 부담이 없고, 환경규제를 지킬 수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고객과 업체 모두의 타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올해 들어 가라앉은 수요와 과열된 경쟁에 부딪혀 암울할 것이라며 전기차에 있어 중요한 한 해가 험난한 출발을 했다"고 전했다.
가장 비관적인 업체는 전기차만 생산하고 있는 테슬라다. 이들은 지난 24일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이 작년보다 현저히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슬라는 이를 저렴한 신차 개발·생산에 따른 불가피한 과정으로 설명했지만,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신차 생산량을 늘려가는 과정 역시 도전적일 것"이라고 전망해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에 더해 스웨덴의 전기차 업체인 폴스타 역시 "어려운 시장 여건"과 내년 판매량 감소 전망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인력의 15%를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이 밖에 해외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량을 축소하는 등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하이브리드 모델을 보유한 완성차 업체들은 친환경차 시장에서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인 하이브리드를 통해 시장의 규제에 대응하고 전기차의 기술개발과 저변확대에 노력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실적을 선언했다. 다만 전기차 수요 감소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 하이브리드 판매비중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관련 인프라 부족과 보조금 혜택 감소로 판매 성장률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수요 증가율은 20% 중반으로 연평균 30% 성장률을 넘었던 것에 비해 다소 둔화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완성차 업계는 하이브리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가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에게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개별소비세 및 취득세 감면 혜택을 취하면서 당장 부족한 전기차 인프라와 가격 부담을 덜 수 있어 매년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차·기아도 당분간 전기차의 부진한 수요를 잡기 위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를 늘리고 있다. 올해도 양사는 하이브리드차 판매비중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37만 대 수준에서 올해 48만 대까지 판매량을 늘린다는 목표다. 기아는 국내·북미·유럽 등 주력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수요는 20~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반영해 판매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세계 판매 1위인 토요타는 이런 분위기를 반기는 모습이다. 토요타의 주력 모델이 하이브리드이기 때문이다. 오는 30일 있을 토요타 미래비전 발표에서도 하이브리드를 주력으로 하는 미래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