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미국 전기자동차(EV) 도입 목표를 낮추고 하이브리드 차량에 유리한 규제를 채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원래 계획은 2030년까지 자동차 판매량의 67%를 EV로 전환하는 것이었으나, 이번 규제 개정으로 목표는 2032년까지 35%로 낮춰졌다. 또한 자동차 제조업체가 가스-전기 하이브리드로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기술 중립' 규제 제도를 채택했다.
환경론자들 반발-디트로이트 자동차 산업 환영
환경론자들은 이번 규제 개정이 기후 변화 대응에 역행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들은 하이브리드 차량이 EV만큼 효율적이지 않으며, 이번 규제 개정은 EV 전환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디트로이트 자동차 산업은 이번 규제 개정을 환영하고 있다. 자동차 노동자들은 EV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했으며, 이번 규제 개정은 그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2032년까지 배기가스 배출량 49% 감소 목표
미 환경보호청(EPA)은 이번 규제 개정이 2032년까지 자동차 배기가스 배출량을 2026년 수준 대비 49% 감소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환경론자들은 이 목표가 달성될 가능성이 낮다고 비판하고 있다.
EPA는 또한 이번 규제 개정으로 2032년까지 자동차 판매량의 35%~56%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이는 원래 목표였던 67%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다.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 전망
이번 규제 개정으로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EV만큼 효율적이지는 않지만, 가솔린 차량보다 연료 효율이 높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한편 제너럴 모터스(GM), 포드(Ford) 주가는 각각 3.23%, 4.88% 상승했다. 특히 스텔란티스(Stellantis)는 1.87%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투자자들과 분석가들은 디트로이트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돈을 잃는 전기 자동차에 대한 투자를 늦추라고 촉구해 왔다.